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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마리 1500원’ 비싼 붕어빵 대신 '냉동' 먹는다

파이낸셜뉴스 2025.12.08 18:23 댓글 0

팥 등 주재료 가격 40% 급등
붕플레이션 심화로 소비 줄어
간편식 붕어빵 대체재로 급부상
식품사, 맛 다양화해 소비자 공략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길음역 인근 노점상에서 잉어빵을 3개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박경호 기자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길음역 인근 노점상에서 잉어빵을 3개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박경호 기자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인 붕어빵이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길거리 음식 특성상 수백원의 가격 인상에도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높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가성비를 앞세운 냉동 붕어빵이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식품사들의 겨울철 매출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료비 인상 여파로 노점의 붕어빵 가격이 3마리에 2000원까지 형성됐다. 심지어 서울 광장시장 등 일부 상권에서는 1마리에 1500원까지 형성됐다. 이는 붕어빵에 들어가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에 따르면 붕어빵에 들어가는 주재료인 붉은팥 가격 500g 기준 올해 평균 가격은 1만4299원으로 지난해 평균 가격인 9933원보다 4366원(43.9%) 급증했다.

다른 재료인 밀가루 가격도 5년새 34.5% 증가했다. 재료비 급증으로 붕어빵 가격이 치솟는 이른바 '붕플레이션(붕어빵+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길거리에서 냉동 붕어빵 시장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11~12개가 들어가는 냉동 붕어빵을 5000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어 노점 붕어빵에 비해 가성비를 갖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과거 붕어빵은 반죽을 빚고 전용 틀에 구워야 해 가정에서 직접 제조하기 어려웠다. 최근에는 에어프라이어 보급 확대와 조리 편의성을 갖춘 가정간편식(HMR) 제품이 출시되면서 대체재로 급부상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식품업계의 관련 매출도 상승세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붕어빵'은 출시 초기인 2023년 동절기 24만 개 수준이던 판매량이 지난 동절기에는 30만 개로 약 30% 증가했다. 오뚜기 역시 지난 시즌 붕어빵 제품 매출이 4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성장세에 맞춰 풀무원 등 후발 주자들도 잇따라 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식품업계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등 시장 공략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말차 붕어빵을, 오뚜기는 피자 붕어빵을 선보이는 등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HMR 제품의 품질 향상이 소비자 이동을 가속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품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면서 HMR 제품 품질이 전문점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와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라고 말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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