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수거·검수·판매 일괄 처리
자사몰 사용 포인트로 보상 제공
신제품 구매로 이어지며 락인효과
‘엘리마켓’ 포인트 소진율 73%
‘유즈드’도 거래액·등록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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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마켓 홍보 이미지 LF 제공 |
43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중고거래 시장에서 패션 리세일이 본격적인 산업 단계로 진입하면서 패션 브랜드와 플랫폼 간 '리커머스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히 중고 상품을 사고파는 형태에서 벗어나, 판매 보상이 다시 신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리세일은 고객 '락인 전략'의 한 형태로 활용되는 분위기다. 최근 LF와 무신사가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며 경쟁 구도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지난 9월 자사 브랜드 중고거래 플랫폼 '엘리마켓(LRE:Market)'을 정식 론칭했다. 엘리마켓은 고객이 상품을 보내면 수거와 검수, 판매를 LF가 일괄 처리하고, 보상은 자사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형태로 제공되는 방식이다. 이 포인트가 다시 LF몰 구매로 이어지면서 재소비 흐름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보상 포인트인 '엘리워드'의 소진율은 73%에 달한다. LF 관계자는 "등록 품목은 헤지스·닥스·바네사브루노 등 브랜드 충성 고객 비중이 높은 라인을 중심으로 이용자 다수가 반복 등록과 구매로 이어지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출시 두 달 만에 약 2만 명이 참여했고, 이용자 기반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도 플랫폼 기반 리세일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 '무신사 유즈드(MUSINSA USED)'는 상품을 보내면 수거·촬영·검수·등록·배송까지 무신사가 대신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검수 자동화·가격 산정 기술 등을 적용해 거래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기준 거래액은 전월 대비 234% 증가했고, 판매 등록 회원은 2.5배 늘었다. 구매 고객도 같은 기간 158% 증가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판매 증가가 상품 확대로 이어지고, 그만큼 구매도 함께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 리세일 시장이 기업 주도로 전환되는 배경에는 디지털화된 유통 구조와 가치 소비 확산이 있다. 과거 개인 간 거래에 머물던 중고 패션 시장은 기업이 검수와 품질 관리를 맡으면서 신뢰성과 편의성을 확보했고, 시장 규모 확대와 함께 패션업계 참여도 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제 리세일은 중고 판매로 끝나는 채널이 아니라, 소비자가 다시 브랜드와 플랫폼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회수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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