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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3년… 뭐든지 먹어치우는 AI 요지경 [김경민의 적시타]

파이낸셜뉴스 2025.12.01 12:57 댓글 0

일상과 업무의 표준이 된 생성형 AI 확산
전력·부지·GPU를 둘러싼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쟁
오픈AI의 급성장과 메타·구글·xAI의 추격전
정확성·책임·시장지배력…다음 3년의 핵심 과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연 오픈AI가 등장한 지 3년이 됐다. 그동안 세계는 검색·문서·코딩 같은 일상 업무부터 의료·금융·법률·제조·정치 시스템까지 전면적 재편을 겪었다. 오픈AI가 촉발한 변화는 글로벌 기술·데이터센터·반도체·전력 공급망을 동시에 뒤흔들며 새로운 산업계 권력 지도를 만들었다. 미국·유럽·중국·일본 등 주요국들은 'AI 패권 전쟁'에 뛰어들었다. 확 바뀐 AI 패러다임에 스며들듯 적응한 지 3년, 이전에 상상했던 미래는 어느새 우리의 현실이 됐다.


생성형 AI는 3년 만에 전 세계적인 생활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문서 작성, 의제 정리, 일정 조율, 고객 응대, 번역·자막 처리까지 개인과 기업의 기본 업무 절반 이상이 AI 기반으로 자동화됐다. 미국·유럽연합(EU) 공공교육청과 대학들은 AI 문해력 교육을 필수과목으로 편성했다. 기업들은 사내보고서·전략 문서 초안을 생성형 AI에 맡기는 관행을 빠르게 도입했다.

직장에서는 'AI 비서'가 이메일과 기획서 작성, 시장 분석, 회의 요약을 담당하면서 관리자 한 명이 처리하는 정보의 양이 과거 대비 수배 늘었다. 가정에서도 의료 정보 요약, 운동·식단 추천, 재무 상담처럼 이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영역에 AI가 자연스럽게 들어섰다. 가히 소프트웨어 이후 최대의 실사용 도구의 전환이다.

오픈AI 3년. 챗GPT 제공
오픈AI 3년. 챗GPT 제공


AI 폭증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경쟁을 유례없이 가속시키고 있다. 미국·일본·사우디아라비아는 수백만 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용할 초대형 데이터센터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에너지 수요는 이미 일부 도시의 전체 전력 소비를 넘어섰다.

엔비디아·AMD GPU 수요 급증에 따라 공급망 재편도 빨라졌다. 일본은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를 위해 원전 재가동 논의까지 시작했고, 사우디는 석유 매출을 기반으로 AI 전용 전력망·대형 냉각 플랜트 건설을 병행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전력·용수·부지 규제, 수도권 전력망 제약 등으로 인해 글로벌 AI 허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성능 경쟁은 모델 자체보다 '전력·땅·데이터' 확보 경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오픈AI는 3년 동안 연구기관에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했다. 연간 모델 학습비용이 조 단위로 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생태계와 결합이 강화됐고 확장형 모델, 기업용 에이전트, 멀티모달 기능 출시를 통해 영향력을 키웠다.

하지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메타는 오픈소스 전략으로 개발자 생태계를 확보하고 있고, 구글은 검색·클라우드·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기반으로 자체 모델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xAI는 초고속 연산 클러스터를 앞세워 파급력을 넓히는 중이다. 중국 바이두·알리바바도 자국 시장에서 강한 점유율을 구축하며 폐쇄형 생태계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이 경쟁 구도는 단순 기술을 넘어 광고, 검색, 클라우드, 디바이스 시장의 주도권과 직결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AI 모델 경쟁은 사실상 차세대 운영체제(OS) 주도권 전쟁"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오픈AI 3년. 챗GPT 제공
오픈AI 3년. 챗GPT 제공

AI 의존도가 급증하면서 정확성 확보는 산업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됐다. 의료·법률·정책 분석 등에서 단 한 번의 오류도 치명적일 수 있어 각국 정부는 AI 안전성 평가체계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사이버보안 및 데이터 주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글로벌 모델이 개인정보·기업 비공개 데이터에 접근하는 구조가 확산하면서 투명성 검증·로깅(접근기록 관리)·모델 아키텍처 공개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기술과 시장 지배력 쏠림도 위험 요인이다. 초대형 모델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 손에 꼽히는 상황에서 조 단위의 투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국가와 기업은 기술 의존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각국 정부가 AI 국제 규범 논의에 속도를 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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