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각사 이사회서 합병안 의결
이후 주총서 특별결의 이뤄져야
네이버 주총선 수월한 통과 예상
두나무는 추가 우군 필요한 상황
상장·배당 등 청사진 제시할 듯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이번 주 이사회에서 합병을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이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주주총회에서 주주 설득이 변수다. 두나무 측은 합병 후 상장 계획, 기업가치 제고 등을 강점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출석주주 3분의 2이상 동의해야
2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와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오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모두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이후 특별결의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포괄적 주식교환 이사회 이후 임시 주주총회까지 통상 소요되는 기간인 두 달 이후다. 늦어도 두나무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2~3월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양사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 대부분이 총회에 출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모회사인 네이버가 70%의 지분을 보유해 통과가 수월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14조~15조원, 네이버파이낸셜을 4조7000억~5조원으로 추산돼 교환비율 3대 1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30% 지분을 갖고 있는 미래에셋 측이 네이버파이낸셜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불만을 제기했으나, 합병안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관건은 '두나무 주총'
최대 관건인 '두나무 주주총회'다. 두나무의 지분은 △송치형 회장 25.52% △김형년 부회장 13.11% △카카오인베스트먼트 10.59% △
우리기술투자 7.20% △
한화투자증권 5.94% △
하이브 2.47% △기타(소액주주 등) 35.18% 등이다. 송회장 등 경영진 지분은 총 38.63%이다. 총회에 대다수 주주들이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의결까지 66.7% 이상을 확보해야해 추가로 28.1%p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두나무 측은 주주 설득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현재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우리기술투자, 한화투자증권, 하이브 등과 접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9월 두나무 지분 공개매각을 검토하는 등 사실상 '반대 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도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경쟁관계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기업가치·나스닥 상장·배당 '매력적'
두나무는 주주총회에서 '합병 후 기업가치 상승'을 강조할 전망이다. 합병이후 가상자산과 핀테크 통합 생태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진행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합병 후 나스닥 등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도 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이후 대규모로 확대되는 자본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역시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배당 등 '주주 환원 확대'도 주주설득에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나무는 지난해 4000억원대 현금 배당금을 집행한 바 있다. 두나무가 높은 순이익을 바탕으로 주주들에게 합병 전 특별배당이나, 합병 후 일정 수준 이상의 배당 성향 유지 등 중장기 정책을 제시할 수 있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기존 사업 성장 한계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해졌고, 두나무는 글로벌 확장과 사업 다각화가 약점"이라며 "이번 결합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큰 그림으로 해석된다. 기존 두나무 주주들도 단독 상장보다 합병 후 글로벌 상장이 더 매력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네이버와 두나무는 이사회 이튿날인 오는 27일 '네이버 1784'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구체적인 합병 후 사업 구상안들이 제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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