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계 로봇 8조..조선해양 디지털 전환·생산 자동화에 7조
美 조선산업 재건에 50억달러 펀드 조성..美 공동 건조 조선소 설립 협의  |
|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파이낸셜뉴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5년 간 약 15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16일 밝혔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현대오일뱅크 등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와 HD현대로보틱스,
HD현대건설기계 등 AI 시대 기계 로봇 사업에서 절반 이상인 8조원을 투자한다. 조선해양 분야에서도 7조원을 투입해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과 생산 자동화 기술 적용 확대를 추진한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내 주요 그룹 총수 초청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래 지속적인 K조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국내 최대 조선해양 산업 클러스터인 전남의 대불 산업단지에 스마트조선소 구축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0년 자동화 노하우와 핵심 기술 인력을 투입해서 전남 대불산업단지의 AI(인공지능) 조선기술 실증센터와 AI 기반 스마트 조선소 등 두 가지 대형 R&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불 산업단지에 위치한 30여 개 중소 기자재 업체 및 지역 중소 조선소의 경쟁력 강화와 AI 기술의 해외 수출에도 기여 가능할 것"이라며 "AI 스마트조선소 기술은 전남 지역 해남 솔라시도에 건립 예정인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 발전과 상승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조선함정 시장 진출에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도 추진 중이다. 미래 조선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대규모 설비 교체 및 시설 확충을 포함한 국내 투자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국내 기자재 업계와의 동반 성장 역시 가능할 것"이라며 "대미 사업을 통해서 새로운 일감이 확대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미 양국간 공동 건조 사업은 국내 기자재 업계의 성장과 대미 수출 증대 효과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HD현대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을 위한 공동투자 플랫폼으로 약 50억달러 규모의 마리타임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내년부터 미국 조선소 인수 및 업그레이드, 첨단 선박 개발 및 건조, 조선 기자재 공급망 확충 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미 공동 건조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핵추진 잠수함이나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을 짓던 미국 조선소인 헌팅턴잉글스와 미국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NGLS 공동 건조를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미국 내 공동 거주를 위한 조선소 설립도 협의 중이다.
상선에서는 미국 동남부 최대의 상선 조선소인 에디슨 슈이스트사 볼린저 조선그룹(Edison Chouest Offshore)과 미국 내 컨테이너 운반선 및 MR 탱커 공동 건설을 위해서 협력 중이다. AI 방산 기업인 안두릴과는 미 해군 무인함정 제작을 위한 설계 협력이 진행 중이다. 향후 무인 함정을 공동으로 건조하기 위해서 미국 내 조선소 확보 방안도 논의 중이다. 첫 선박은 이미 한국에서 만들기로 거의 합의가 다 됐다는 설명이다. 독일 지멘스와는 미국 조선소의 디지털 전환과 생산 자동화 기술 적용 그리고 비조선 분야 엔지니어 인력 양성을 위한 공동 협력 사업도 추진 중이다.
그는 "아직 해외에서 미국 함정의 일부 또는 전선의 건조는 미국 법규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7월 미국의 북극 전략 강화를 위해서 미국, 캐나다, 핀란드 3자 간에 아이스팩트 (ICE pact)를 체결한 바 있는데 올해 10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미 해경 쇄빙선 4척을 핀란드에서 건조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지시했던 웨이버(waiver, 적용유예)처럼 한미 조선협력 사업(마스가)에도 똑같은 리걸 프레임워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중국의 세계 조선산업 지배력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조선업 재건 사업은 한국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미국 조선소 기자재 업계 첨단 기술기업, 대학들과 전략적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이들의 성과를 잘 연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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