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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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금 매입 실제 규모가 공식 발표의 10배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실제 매입 규모는 공식 발표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보인다. AP 연합 |
금 가격 폭등 핵심 배경은 중국의 집중적인 금 매입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이 미국과 긴장 속에 ‘탈 달러화(de-dollarisation)’를 추진하면서 금을 대대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이 금값 상승 핵심 배경이라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의 실제 금 매입 규모가 공식적인 발표보다 10배를 웃돌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중, 탈 달러화 속 금 은밀히 집중 매입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PBOC)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올해 금 매입 규모는 지나치게 낮아 시장에서는 이를 거의 믿지 않는다. PBOC는 6월 2.2t, 7월 1.9t, 그리고 8월에 1.9t을 사들였다고 국제통화기금(IMF)에 보고했다.
그러나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럴(
SG)은 중국의 무역 통계를 활용해 실제 중국의 올해 총 금 매입 규모는 최대 250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의 3분의1이 넘는 규모에 이른다는 것이다.
칼라일 최고전략책임자(CSO) 제프 커리는 “중국이 탈 달러화 전략의 일환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다”면서 “위성으로 (거래를) 추적할 수 있는 석유와 달리 금은 그럴 수 없다. 금이 어디로 가는지, 누가 사는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귀금속시장연합(JBMA)의 이케미즈 브루스 이사는 중국 공식 통계는 믿을 수 없다면서 현재 중국의 금 보유 규모는 공식 발표의 2배 규모인 5000t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 달러 이어 세계 2위 준비자산
중국이 아니더라도 각국 중앙은행은 최근 수년 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덕분에 금 가격은 온스당 4300달러를 돌파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각국이 앞다퉈 금을 매입하면서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의 준비자산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년 사이 10%에서 26%로 대폭 증가했다. 달러 다음으로 큰 준비자산이다.
그러나 각국은 IMF 보고를 줄이고 있다. 금 시장 선점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달러를 팔고 금을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미국의 보복을 부를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기도 하다.
WGC는 메털포커스의 자료를 토대로 4년 전만 해도 금 매입의 90%가 IMF에 보고됐지만 가장 최근 분기에는 고작 3분의1 정도만 보고됐다고 추산했다.
달러 헤지 수단으로 간주되는 금을 대량 매입한 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귀에 들어가서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이 각국의 금 매입 규모 발표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세계 1위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PBOC 산하기관인 외환관리국(SAFE) 외에도 국부펀드(CIC), 인민해방군(PLA) 등 공시 의무가 없는 주체들을 통해서도 금을 사들이고 있어 시장 불투명성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트레이더들은 중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불투명성으로 인해 금 가격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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