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TPG 등 최대 4곳 참전  |
| 케이조선에서 건조한 11만5000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케이조선 제공 |
[파이낸셜뉴스]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발 훈풍에 케이조선 매각에 태광그룹 등 최대 4곳이 참전한다. 케이조선이 2~3달 전 조선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미 군함 MRO(유지·보수·정비) TF(태스크포스)를 결성, 컨설팅사의 컨설팅 등을 참조해 미 군함 MRO에 대한 준비 검토에 착수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케이조선은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라이선스 획득을 통해 미 군함 MRO에 대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암코(연합자산관리)-KHI(Korean Heroes Incorporation), 케이조선 매각자문사 삼일회계법인에 LOI(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태광그룹-TPG(텍사스퍼시픽그룹) 등 최대 4곳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원매자는 대부분 운용사로, 1곳은 최종 참여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조선 매각측은 24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실사를 진행한 후, 내년 1월 말 매각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 2월 중순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같은 해 3월 중순에는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할 예정이다.
LOI를 받기 전부터 매각예정가격(MRP)을 충족하는 복수의 투자자가 인수를 검토해왔다. 태광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태광그룹은 지난 7월 올해, 내년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해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광그룹은 지난 10월 애경산업을 470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는 1500억달러 규모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펀드를 통해 케이조선을 인수하는 방안도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APEC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과 관세협상이 타결된 만큼 구체적인 실행방안 마련을 위해서다. 민간 주도보다 정부 주도일때 미국과 협력하기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 대상은 케이선샤인홀딩스 및 KHI가 보유하고 있는 케이조선 지분 99.58%와 채권 1700억원이다. 매도인과 협의를 통해 일부 변경 가능하다.
케이조선은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미해군함대지원단이 상주하고 있는 진해 해군기지와 6㎞로 인접해 군 방공망을 공유하는 등 대한민국 해군 및 미 해군 함정 MRO사업 진출에 최적화된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유사시에 김해공항에 위치한 제5공중기동비행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인근 산업단지에 다수 조선소, 조선기자재 업체, 방위산업체가 존재해서다.
케이조선은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NAVSUP)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 기존 플로팅 안벽 서편을 활용한 소규모 수리공사 계획이 있다. 연간 6척을 MRO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후 플로팅 독 제작 900억원 등 최대 2000억원 규모 투자, 사업 확장을 위한 300억원 규모 투자 등을 통해 연간 32척까지 MRO로 가져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상선 사업이 경기민감도가 높은 만큼 MRO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 이익 변동성을 흡수하는 버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케이조선이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진해산업단지 미개발 공구는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MRO 등 조선 유관 사업 확장 부지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안벽이 접해있는 9공구를 MRO 특화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유암코의 투자 후 3년 간 케이조선의 연매출은 2000억 수준에서 1조원 가까이 성장했다. 초기 저가수주 선박 인도 및 원자재 가격 급등 및 인력 부족에 따라 2023년에는 영업손실 596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공정 안정화 및 인상된 선가의 신규선박의 제작에 따른 인도가 본격화됐다. 2024년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9347억원, 11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매출 5921억원, 영업이익 420억원, 순자산 384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말 영업이익 1000억원대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찬 케이조선 대표는 파이낸셜뉴스에 "TF 결성 등 미 군함 MRO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MR 탱커 세계 2위, LR1 탱커 세계 1위 경쟁력 등 회사의 가치가 매일매일 올라가고 있다. 최근 실적으로 영업이익은 기존 계획 대비 더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케이조선 매각측은 "국내 조선사들의 마켓 밸류가 PBR 4배 이상 상승한 만큼 케이조선은 올해 코스피 상장요건을 대부분 충족해 인수 후 즉시 상장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며 "2025년, 2026년 8~10%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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