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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최근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의지가 약화되면서 앞으로 25년간 화석연료 사용이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가 현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경우 향후 25년간 석유와 천연가스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IEA는 그동안 모든 시뮬레이션에서 화석연료 소비가 이번 10년 안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IEA가 제시한 근거는 ▲각국의 기후 목표 후퇴 ▲에너지 안보와 가격 안정에 대한 수요 확대 ▲전기차 성장세 둔화 등이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기차(EV)의 비중은 약 40% 수준에서 정체되고, 항공·운송·석유화학 산업의 수요에 힘입어 석유 수요는 2024년 하루 1억
배럴에서 2050년 1억1300만 배럴로 늘어날 전망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FT에 “기후변화는 국제 에너지 정책 의제에서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역사상 가장 더웠던 2024년에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시행 중인 에너지·기후 정책이 향후 25년간 그대로 유지되고, 새로운 정책이 도입되지 않는 경우를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IEA는 이번 새 시나리오를 미국의 압력에 따른 결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자국의 화석연료 산업을 강화하고 ‘에너지 지배력(energy dominance)’을 확보하기 위해 IEA의 기존 전망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지난 7월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장관은 IEA의 ‘화석연료 수요 정점’ 분석을 “완전한 허구(total nonsense)”라고 비판하며 “비롤 총장과 직접 연락 중이며, 미국은 IEA를 개혁하거나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IEA 예산의 약 14%를 부담하고 있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들은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산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려면 석유와 가스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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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AP/뉴시스】 /사진=뉴시스 |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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