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가치 중심 회생’ 모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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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제약 제공. |
[파이낸셜뉴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동성제약의 인가 전 M&A 조건부 투자자로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확정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산업 경쟁력 회복을 목표로 한 가치 중심 투자'로 규정하며, 유암코가 본 계약 체결 및 회생계획 인가 이후 신속한 경영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지난 7일 유암코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공정경쟁입찰을 통해 최종 투자자를 선정한다. 유암코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입찰자가 없으면 유암코가 동성제약을 인수하게 된다. 회생계획안 제출과 관계인집회를 통한 인가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동성제약의 부채는 총 895억6639만원으로, 이 중 단기부채만 423억7887만원에 달한다. 인수자가 일정 수준 이상 부채를 탕감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기존 동성제약의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은 회생절차 폐지를 주장하며 2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 투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M&A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를 단순한 회생 지원이 아닌, 제약 산업의 근본 경쟁력을 되살리는 구조적 투자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도 “동성제약은 한때 국민 브랜드 ‘정로환’을 비롯해 미용·헬스케어 등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졌으나, 오너 리스크와 비효율적 경영으로 본연의 경쟁력을 상실했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제약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상적인 회생 M&A의 사후절차와 유사하게 유암코는 인수 이후 연구개발(R&D), 품질관리, 유통 등 제약산업 핵심 부문을 정비하기 위한 PMI(Post-Merger Integration) 전략을 추진할 계획으로 보인다. 내부 구조조정 인력과 산업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단기 유동성 지원을 넘어 브랜드 신뢰회복과 제품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실행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특히 이번 인수는 유암코 내 구조조정분야 핵심인력들이 직접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바이오 등 산업에 대한 이해와 회생기업 투자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재무개선과 산업적 회생을 병행하여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통합형 회생모델’을 설계하고 있다.
자본시장 관계자들도 “유암코가 그동안 축적된 기업구조조정 경험과 산업별 맞춤형 회생 역량을 결합하여 기업의 실질적 경쟁력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여 궁극적으로 주주가치 환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암코는 이번 동성제약 투자 역시 과거의 회생 성공 사례처럼 “기업의 존속과 사회적 가치가 함께 실현되는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암코는 2018년 STX엔진을 인수해 방산엔진 사업의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고, 경영 효율화를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회생업계에서는 “유암코의 과거 투자사례들은 단순한 자산 매각이나 시세차익이 아닌, 기업 정상화를 통해 채권자·주주·근로자·지역사회가 모두 혜택을 얻은 구조조정 모델”이라며 “동성제약 역시 같은 방향에서 한계기업이 재탄생하는 사례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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