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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정·관계 '정략결혼'은 옛말"…재계·일반인 '혼맥' 증가

파이낸셜뉴스 2025.11.12 16:24 댓글 0

과거 정·관계와의 혼맥…대기업 사세 확장 수단으로 활용
재계 집안끼리 결혼 비중 늘고 개인 선택 존중하는 분위기


지난 2022년 12월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씨가 3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2022년 12월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씨가 3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의 혼인 관계를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과거 정·관계와 사돈을 맺는 '정략결혼'에서 벗어나 최근 재계나 일반인과 결혼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12일 올해 지정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고시대상기업집단) 81곳의 총수 일가 중 혼맥 분류를 할 수 있는 380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오너 2세는 정·관계 혼맥 비중이 24.1%였던 데 비해 오너 3세는 14.1%, 오너 4~5세는 6.9%로 감소했다.

과거 대기업 총수 일가의 혼맥이 사업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던 것에서 벗어나 서로를 잘 이해하는 같은 재계나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너 2세 중 정·관계와 혼맥을 맺은 주요 그룹은 HD현대, LS, SK 등으로 나타났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 딸인 김영명씨,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은 이재전 전 대통령 경호실 차장의 딸인 이현주씨와 결혼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결혼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대법원에서 최종 이혼이 확정됐다.

정·관계 혼맥 비중은 줄어드는 데 비해 재계 집안끼리 사돈을 맺는 경우는 늘었다.

/출처=CEO스코어
/출처=CEO스코어

기존 오너 2세의 재계 집안 간 혼맥 비중은 34.5%였던 데 비해 오너 3세는 47.9%, 4~5세는 46.5%로 계속 늘어났다. 기업 총수 집안과 일반 집안간 혼맥 비중도 변화가 있었다. 오너 2세는 29.3%, 오너 3세는 23.3%였다가 4~5세는 37.2%로 비중이 커졌다.

조사 대상 380명 중 결혼 시기가 확인된 361명을 대상으로 2000년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보면 2000년 이전 재계의 정·관계 혼맥 비중은 24.2%(58명)였다. 2000년 이후에는 7.4%(9명)로 대폭 줄었다.

또 2000년 이전 재계 간 혼맥은 39.2%(94명)이던 데서 2000년 이후에는 48.0%(58명)로 8.8%p 증가했다. 일반인과의 혼맥 역시 같은 기간 24.6%(59명)에서 31.4%(38명)로 6.8%p 늘었다.

재계 간 관계를 보면 LS그룹이 가장 많은 7개 대기업과 혼맥을 맺고 있었다. LS와 혼맥으로 연결된 그룹은 두산, 현대자동차, OCI, BGF, 삼표, 사조, 범(汎)동국제강(KISCO홀딩스) 등이다.

그 뒤를 LG가 있었다. DL, 삼성, GS, 두산과, GS는 LG, 삼표, 중앙, 태광과 혼맥을 형성했다. GS도 LG, 삼표, 중앙, 태광과 결혼으로 연결됐다. 특히 GS는 범GS 계열로 확장하면 금호석유화학, 세아와도 연결된다.

현대자동차는 LS, 삼표, 애경과, 태광은 범롯데(산사스식품), GS, 동국제강과, BGF는 아모레퍼시픽, LS, 삼성과, 삼표는 GS, LS, 현대자동차와 각각 혼맥으로 얽혔다.

농심, 한진, 두산, 코오롱, OCI, 세아, 아모레퍼시픽, 애경 등도 2개 그룹과 직·간접적으로 혼맥으로 연결됐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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