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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수장, 美 향해 "핵실험 의혹 따져보자"

파이낸셜뉴스 2025.11.12 06:35 댓글 0

러시아, 1991년 이후 핵실험 부인하며 대화 의지 천명
부다페스트 정상회담 준비 재개 가능성 언급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러시아와 미국 간 정상회담을 위한 논의 재개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라브로프 장관이 4월 29일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모습. 2025.11.12 /사진=뉴시스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러시아와 미국 간 정상회담을 위한 논의 재개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라브로프 장관이 4월 29일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모습. 2025.11.12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외무 수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미국과 핵실험 재개 문제를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몰래 핵무기를 시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한 공개 대응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미국이 제기한 의혹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가 지하 깊은 곳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을 대화로 확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핵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와 핵잠수정 탑재 무기 '포세이돈'을 시험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이 이미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하고 있다"며 핵무기 실험 재개 방침을 밝히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몰래 핵무기를 시험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라브로프는 "러시아는 1991년 이후 단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며 "만약 지하에서 핵폭발이 있었다면 국제 지진 관측 시스템이 이미 감지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했는지 미국이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핵보유국이 실험을 재개한다면 러시아도 대응할 것"이라며 "미국이 제안한 러시아·미국 정상회담 준비 논의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미국 측이 먼저 정상회담 준비를 시작하자고 제안하면 즉시 협의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국은 지난달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의 통화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미국이 회담 준비를 중단했다. 외신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라브로프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불거지며 회담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에 라브로프는 "루비오 장관과의 대화는 정중하고 건설적이었다"면서 "분열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BBC 수뇌부가 트럼프 연설 영상을 조작해 사퇴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나와 루비오 장관의 통화를 왜곡했다"며 "영국 언론이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브로프는 "부다페스트는 러시아가 선호하는 회담 장소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면서 "핵실험 논란과 정상회담 취소는 별개의 사안이다. 러시아는 대화를 통해 오해를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가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약 2주 만이다. 그는 최근 푸틴 주재 국가안보회의에 불참해 '신임 상실' 의혹이 제기됐지만,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서방 언론의 보도는 허위"라며 "라브로프는 조만간 공식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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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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