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내수 3650만t 전망...1991년 수준으로 회귀
건설수주·착공 급감에 SOC 예산 축소까지 겹쳐  |
| 시멘트 공장 믹서트럭 모습. 뉴스1 제공 |
[파이낸셜뉴스] 국내 시멘트 내수가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시멘트 출하량이 1990년대 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업계는 정부의 건설 경기 부양 의지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삼표시멘트, 쌍용C&E,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한라시멘트,
성신양회 등)는 2025년 국내 시멘트 내수(출하)가 전년보다 16.5%(721만t) 감소한 3650만t으로 예상된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1991년(3711만t)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내년 전망치 역시 올해보다 1.4% 줄어든 3600만t 수준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예상했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업계는 1997년 6175만t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4461만t으로 급락했다. 이후 2017년 5671만t까지 회복했지만 불과 8년 만에 2000만t 가까이 줄며 역대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협회 관계자는 "내수 급감이 수치상으로도 상당히 충격적이지만, 1990년대 초반은 업계 생산능력이 4210만t이었고, 국가 정책상 수도권 외곽에 조성하는 신도시 건설사업의 영향으로 시멘트 내수가 급증하는 시기였다”며 “현재는 생산능력이 6100만t까지 늘어났지만 내수는 급락하고 있어 가동률을 감안한다면 단순 수치 비교 이상의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내수 감소의 주요 원인은 건설 경기 부진이다. 건설수주액이 전년 대비 18.9% 급감했고, 건축 착공과 건설 기성도 각각 12.8%, 18.1% 감소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역시 최근 몇 년간 축소되며 수요 회복을 가로막았다.
다만 협회는 정부의 SOC 사업 예산(27조5000억원) 집행 기조와 향후 5년간 주택공급 확대 의지가 반영돼 내년 시멘트 수요전망 감소폭이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시멘트 수출의 경우 오히려 52% 증가한 450만t으로 집계됐으며 2026년에도 시멘트 내수는 3600만t, 수출은 350만t 수준을 예상했다.
한편 물류비 상승과 온실가스 감축 의무 강화는 또 다른 복병이다. 2020~2022년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한시 적용 기간 동안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반비가 약 40% 인상돼 3년간 1200억원을 추가 부담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서 시멘트 부문이 2018년 대비 53~61% 감축 목표를 부여받으면서 현실적 이행 방안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협회 관계자는 "갈수록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는 시멘트 수요 급감에 산업의 장기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추가적인 규제안도 이어지고 있어 최악의 경영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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