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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통 3000만원, 삼전 살까?"...불장 달려든 빚투개미, 1주일새 1조 더 뚫었다

파이낸셜뉴스 2025.11.11 07:45 댓글 0

5대은행 마이너스 통장 잔액 1조629억 급증
개인투자자들, 변동성장세 저가매수 기회로


코스피가 전 거래일(3953.76)보다19.48포인트(3.02%) 상승한 4073.24에 장을 마감한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3953.76)보다19.48포인트(3.02%) 상승한 4073.24에 장을 마감한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 4200대까지 오르며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로 인해 신용대출까지 동원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은행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1주일 만에 1조2000억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일 기준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105조9137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말(104조7330억원)과 비교해 1조1807억원 늘었는데, 이는 불과 1주일 만에 10월 한 달 증가 폭(9251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7일까지 증가 폭만으로는 지난 2021년 7월(1조8637억원) 이후 약 4년 4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개인들의 주식 투자가 늘면서 신용대출도 급증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1조659억원 급증했고, 일반신용대출은 1148억원 늘었다.

코스피지수가 이달 초 4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다. 이후 인공지능(AI) 업종 과대평가 우려로 급락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순매수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7조2638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7조4433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를 받아냈다.

코스피가 장 중 6% 넘게 밀리면서 3800대까지 떨어졌던 지난 5일에는 하루 새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6238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변동성 확대 국면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스피가 조정 받고 있지만 여전히 고점권을 유지하면서 투자 심리가 식지 않았다"며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 투자자들의 마이너스 통장 활용이 지속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주택 관련 대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부족한 주택 관련 자금을 신용대출로 마련하려는 수요도 있다"고 부연했다.


은행권 신용대출뿐 아니라 대표적인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6조2165억원으로 집계됐다. 5일에 지난 2021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사흘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보유한 주식 등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빚을 내 투자한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한 전문가는 "20∼30대를 중심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압박 속에 과도하게 빚투에 뛰어든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이 경우 자산 가격 하락 시 심리적, 재무 충격이 크고 회복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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