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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 진열된 불닭볶음면. 뉴스1 |
[파이낸셜뉴스]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지난 29일 극적 타결됨에 따라 식품업계는 대미 수출 전략 수립 및 불확실성 해소로 인해 안도하는 반응이다. 미국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한 식품 업체는 상호관세 부담에서 자유로워 수출 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한·미 두 정상이 15% 상호관세 부과에 협의하면서 안도하고 있다.
종전대로 식품분야는 15% 상호관세(보편관세)가 적용돼 변화가 없지만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장기 전략 수립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기존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불확실성 및 관세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었다"며 "단기, 중장기적 사업전략을 다시 세워야 하는 우려도 해소됐다”고 안도했다.
상호관세율 15% 확정으로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보유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전망이다. 현재
CJ제일제당,
농심, CJ푸드빌 뚜레쥬르 등의 브랜드가 미국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 그룹과 오뚜기는 미국내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반면 불닭브랜드를 보유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등 제품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삼양식품이 상호관세 부과 전과 같은 가격에 미국 유통채널에 라면을 공급하면 15% 수익성이 줄게 되는 구조다. 반면 농심이나 CJ제일제당 등은 미국에서 생산해 제품을 공급해 미국 현지 기업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지난달부터 미국 대형 유통채널에 판매 중인 불닭볶음면의 소매 가격을 14% 올려 판매 중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지난 8월부터 15% 관세가 부과되자 한 달 뒤인 9월부터 삼양식품은 미국 월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에 공급가를 9% 인상했다. 여기에 현지 유통채널 마진이 붙어 14% 가격이 오른 것이다. 미국 월마트에서 판매 중인 불닭볶음면 5개 들어있는 제품 가격은 6.88달러에서 7.84달러로 약 14% 올랐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생산 판매되는 라면의 공급가격 인상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입산 원재료 가격 상승, 환율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대상 관계자는 "현재 미국 현지 생산 비중 확대와 수출선 다변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중이며, 현지 주요 유통 채널과의 협의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난 2022년 미국 LA 공장 완공에 이어, 2023년에는 현지 식품 제조업체인 럭키푸즈를 인수하며 북미 시장 내 생산 기반과 유통 인프라를 꾸준히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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