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스프레드 연중 최저'
[파이낸셜뉴스]회사채 발행 시장에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유동성이 대거 유입되면서 공모채 사전청약에 해당하는 수요예측이 잇달아 흥행하고 있다.
26일 채권평가사 키스자산평가(Kis넷)에 따르면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4일 42.5bp(1bp=0.01%p)로 연중 최저치이다.
연초 크레딧 스프레드(69.0bp)를 고려하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환경이 꾸준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 스프레드의 축소는 같은 맥락이다.
실제 지난 14일~23일 약 열흘간 진행한 16개 기업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는 목표자금(2조5310억원)의 5배가 넘는 13조870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공모채 수요예측은 14일부터 진행됐다. 평년 대비 추석 연휴가 길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우려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뚜렷했다. 이에 신용등급 AA급인 기업 중심으로 자금이 몰렸다.
16개 기업 중 수요예측에서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기업은 고려아연(AA0), 한화시스템(AA-), 미래에셋증권(AA0), 에쓰오일(AA0) 등 4곳에 달했다.
수요예측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곳은 고려아연이다. 회사가 지난 21일 3,5년물 총 3500억원 자금모집을 목표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총 2조5500억원의 기관자금이 몰렸다. 전체 경쟁률은 7.2대 1을 기록했다.
또 연합자산관리(신용등급 AA0)가 지난 17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2조1700억원 상당의 기관 매수주문을 확보했다. 총 2,3,5년물 2200억원 발행을 목표로 한 이번 수요예측 전체 경쟁률은 9.8대 1이다.
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한 한화시스템, 미래에셋증권, 에쓰오일의 수요예측에서도 1조원이 넘는 기관자금이 몰렸다. 이들 기업의 신용등급은 모두 AA급이다. 불확실한 경기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량채 선호 심리가 강화하는 모습이다.
넘치는 유동성에 싱글 A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도 넉넉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한진칼(A-)이 지난 23일 800억원 모집을 목표로 진행한 수요예측에는 364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파라다이스(A0)가 지난 14일 진행한 수요예측의 경쟁률은 약 12대 1이다. 600억원 모집에 7050억원의 자금이 몰린 결과다. 이 외 싱글 A급에 해당하는 HS효성첨단소재, SK인텔릭스(A+), 통영에코파워(A+) 등도 수요예측에서 릴레이 흥행을 이어갔다.
다만, 우려업종에 속하는 SK인천석유화학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비교적 낮은 2대 1을 기록했다. 총 1000억원 모집에 기관이 매수주문을 넣은 자금은 1910억원에 그쳤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이 AA급 기업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견고할 전망이다. 실적이 양호한 A급 기업들에 대한 기관투자자 수요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실적이 양호한 A급 기업들은 높은 금리 메리트를 제시하면서 증권사 중심의 매수세가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4·4분기 북클로징(회사채 수요예측 마감)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간 (장기 연휴에 따른) 부재했던 수요예측으로 기관들의 유동성은 풍부한 상태"라며 "전반적으로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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