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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자 공매도 잔액과 과열 종목도 동반 급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 중심으로 공매도 거래가 집중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잔액은 11조75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5일 11조2510억원 수준이던 공매도 잔액은 불과 4거래일 만에 5000억원 넘게 늘었다. 기간을 더 넓혀 보면 공매도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월 초 9조원대 수준이던 공매도 잔액은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달 초 11조원대에 진입했고, 현재는 1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사서 다시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 잔고는 투자자가 공매도를 하고 난 뒤 숏커버(공매도 청산)를 하지 않고 남은 물량을 의미한다.
공매도 잔액이 급증한 것은 코스피 과열 국면에 따른 헷지(hedge)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장중 3646선을 터치하는 등 가파르게 3600선을 넘어선 만큼, 고점 부담과 함께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숏(Short) 포지션으로 리스크를 헷지하려는 세력이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헌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기관들은 일정한 수익을 얻고 싶어하는 만큼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급등했을 때 이러한 부담을 헷지하려는 수요도 함께 높아진다”며 “이 같은 헷지 수요가 공매도 잔액 증가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가 늘어나면서 과열종목 지정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4거래일간(추석 연휴 제외)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16곳에 달한다. 특히 지난 2일에는 하루 만에 무려 7종목이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는 지난 9월(8곳)과 8월(10곳)을 같은 거래일 기준으로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제도를 통해 공매도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할 경우 주가 급락을 방지하고 있다.
특히 과열 종목에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지난 2일 HPSP, ISC, 솔브레인,
주성엔지니어링 등은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들 기업은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종이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섹터로 부상했지만,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과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며 “반도체 업종 외에도 코스피의 레벨 자체가 높아진 만큼 공매도 수요가 단기간 줄어들기는 쉽지 않아보인다”이라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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