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시간' 속 다시 총 든 하마스…"팔레스타인인에게 무기란 자연스러운 것" 한편, 폐허가 된 고향으로 돌아온 50만 피란민 유니세프·WFP 등 구호단체 "휴전만으론 부족해" "밤새 150구 수습"…실종만 이미 9500명, 숫자는 늘어만 간다 "가자 땅 밟지 않는다" 미군의 '비주둔' 개입…감시·지원 위한 200명 파견  |
| 11일(현지시간) 가자시티의 하마스 무장 대원들.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가자전쟁 휴전에도 불구하고 하마스는 무장해제를 거부하며 가자지구에 무장 대원들을 다시 배치시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등 주요 지역에서 철군했으나 '완전 철수'가 아닌 '병력 재배치'이기 때문에 또 다른 긴장감이 감돌게 됐다.
11일(현지시간) 하마스 고위 관리인 호삼 바드란은 "미측의 평화 구상에 따라 팔레스타인 영토를 떠날 뜻이 없으며 전쟁이 재개된다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장해제와 관련해 "팔레스타인인에게 무기란 자연스러운 것이고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유한 무기는 팔레스타인 인민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재 하마스 지휘부는 가자시티로 복귀해 대원들을 소집하는 등 가자지구 통제에 나섰다. BBC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떠난 지역에 대한 통제를 재확인하기 위해 대원 약 7천명을 소집해 이미 여러 지역에 배치 완료했다. 이들 중에서 새 지역 수장으로 임명된 5명은 모두 군사활동 경력이 있으며, 일부는 무장 대원들을 지휘하고 작전을 감독했던 인물이라고 알려졌다.
50만명이 넘는 피란민들 역시 가자시티에 돌아왔다. 그러나 고향에 돌아왔어도 집이 무너져버려 머물 곳이 없는 주민이 다수였다. 몇시간을 걸어 돌아온 라자 살미는 "한걸음마다 우리 집이 어떻게 됐을지 공포와 걱정이 몰려왔다"고 했는데, 결국 집이 부서진 것을 확인했다. 살미는 "집을 바라보며 울었다"며 "모든 추억이 먼지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열악한 상황 가운데, 하마스 인질 석방과 휴전 합의 준수 감시를 위해 파견된 미군 200명은 이날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이들은 안보·병참 지원과 구호 확보를 위한 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은 이를 위해 가자지구를 방문해 "이 위대한 노력은 미군이 가자지구 땅을 밟지 않고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미군이 비주둔을 재확인했다.
구호 단체들은 이스라엘에 구호물자 통로를 더 열라고 촉구했다.
테스 잉그램 유니세프 대변인은 "휴전 자체는 충분하지 않다. 인도주의 구호의 급증이 시작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이스라엘의 허가만 나면 전쟁으로 닫았던 가자지구 전역의 식량 배급소 400곳 중 145곳을 복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 군사작전 동안 수습되지 못했던 시신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전날 밤 가자시티에서 시신 150구를 수습했다고 보고했지만, 가자지구 전역에서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만 이미 9500명이기 때문에 사망자 숫자는 더욱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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