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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청조때문에 2억 날렸다"…시그니엘 공실, 관리비만 월 300내는 집주인 '분통'

파이낸셜뉴스 2025.09.30 15:48 댓글 0

세입자 없어 공실... 잠실에서 나홀로 집값 하락
가족 단위보다 이미지 생각하는 단기 렌트 많아
"BJ·사기꾼 많이 산다"…바이럴 이미지도 논란


유튜브 채널 '터보832'를 운영하는 유튜버가 공실로 1년째 비어있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소개하는 썸네일. /사진=유튜브 '터보832'
유튜브 채널 '터보832'를 운영하는 유튜버가 공실로 1년째 비어있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소개하는 썸네일. /사진=유튜브 '터보832'

[파이낸셜뉴스] 국내 최고급 오피스텔을 갖고 있으면서도 1년 동안 공실로 방치하며 매달 300만원 넘는 관리비를 낸 집주인 사연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해당 오피스텔의 평균 월세가 1700만원 선인 걸 감안하면 2억원 이상을 사실상 허공에 날린 것으로 보인다. 이 오피스텔은 초고가 레지던스의 상징으로 불리는 서울 송파의 시그니엘 레지던스다. 최근 전청조 사건 등으로 '사기꾼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수요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8일 회계사 출신으로 구독자 34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터보832'는 "월세 안 낮추고 공실을 택한 가격 폭락하는 레지던스 근황"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집주인 A씨는 3년 전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시그니엘) 전용 약 55평의 181㎡(90A타입)를 매입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나온 분양가는 약 56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시그니엘 주차장에는 람보르기니, 페라리, 포르쉐, 벤틀리 등 슈퍼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A씨는 1년 전부터 소유한 시그니엘을 월세로 내놨지만,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았다. 월세를 낮추거나 직접 입주하는 선택지는 포기했다. 결국 집은 1년째 공실 상태였다. 그 사이 관리비는 꼬박 꼬박 나갔다. 분양 후 첫 2년간은 시행사가 매달 200만원씩 관리비를 지원했다. 그러나 지원이 종료된 후에는 매달 320만~330만원의 공실 관리비가 발생했다.

유튜버는 "엘리베이터를 세 번 타야 집에 갈 수 있다", "집을 비워놨는데 이게 공기 순환 시스템을 돌려야 해 그게 자동으로 돌아가면서 공용 관리비가 엄청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아무것도 안 해도 1년에 3000만~4000만원이 나오고 뭔가 쓰면 5000만~6000만원을 내야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도 그는 여전히 직접 입주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그니엘에 대한 특성을 설명했다.

유튜버는 "이곳에 스트리머, 아프리카TV(현 SOOP) BJ들이 많이 산다"면서 월세 수요가 적은 이유로 '지위재(positioning goods)' 기능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최근 3년간 시그니엘 가격은 오히려 20% 정도 떨어졌다. 다른 아파트들은 엄청 많이 오르지 않았느냐"며 "난 전청조의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에르메스, 롤스로이스 등 초고가 상품은 지위재 역할을 하는데 전청조 사건으로 안 좋은 이미지가 바이럴 되면서 수요가 떨어진 것 같다"고 추정했다.

유튜브 채널 '터보832'를 운영하는 유튜버가 공실로 1년째 비어있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터보832'
유튜브 채널 '터보832'를 운영하는 유튜버가 공실로 1년째 비어있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터보832'

전청조는 사기 범죄로 현재 실형을 선고 받아 수감돼 있다.

또 "초고가 상품을 왜 쓰냐. 롤스로이스와 페라리 모두 지위재"라며 "그 지위재를 소비하는데 여긴 사기꾼들이, BJ, 스트리머들이 너무 많이 산다. 실제로 이런 이미지 때문에 여기 오려다가 포기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거주지 목적의 가족 단위보다 단기 렌트의 입주 형태가 많다는 점도 꼽았다.

유튜버는 "시그니엘은 단기 렌트로 들어오는 분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가족과 살지 않고, 혼자 부자인 척하면서 진짜 부자들과 친해져 사기를 치고 다닌다"면서 "이런 일이 실제로 여러 번 있었다. 그런 게 바이럴이 되고 이런 사건이 분명히 시세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위재에서 완전히 체면을 구겼다. 전청조도 3개월 단위로 렌트를 했다더라. 그런 사람들이 많고 실제로 바이럴이 됐다"고 덧붙였다.

유튜버의 주장대로 시그니엘 시세는 떨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190㎡(146평)는 지난 4월 60억5000만원(50층)에 거래됐다. 2022년 11월 같은 면적이 80억원(47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20억원 하락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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