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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에 빠진 개미들...한국선 '테마주' 미국선 '밈주식' 주의보

파이낸셜뉴스 2022.08.18 16:18 댓글 0

#. 지난 주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재해복구 테마주가 요동쳤다. 지하 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특수건설의 이달 11일 거래량은 585만주로 지난 달 하루 평균 거래량(19만여주)의 30배 넘게 급증하며 3거래일 만에 주가도 10%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반해 1만대 가량의 자동차가 침수 피해를 겪으면서 실적 부담이 커진 손해보험주는 지난 9일부터 3~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매년 여름이 되면 장마, 홍수, 폭우 등의 키워드와 관련한 수혜 기업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데, 기대감에 의한 기업가치 변화는 지속 기간이 한 달도 되지 않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1 제공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뚜렷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증시에서 '테마'와 '유행'이 개미들을 유혹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증시 전망이 어려워지면서 급등하는 테마와 종목에 올라타, 단타를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투자를 "도박과 같다"고 경고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 따르면 '베드배스앤드비욘드(Bed Bath & Beyond, BB&B)'의 주가는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시간 외 거래에서 16% 이상 폭락했다.

BB&B는 최근 밈주식(유행성 주식)의 대표 종목으로 꼽혔다. 밈주식은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탄 주식으로, 우리나라의 테마주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 회사의 주가 급락은 밈주식의 원조 게임스톱의 소유주 라이언 코언이 BB&B의 주식 전체 지분 945만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BB&B의 주식은 코언이 ‘콜(매수) 옵션’을 걸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정규장에서 전일 70% 폭등한데 이어 이날도 12%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

BB&B의 주가는 지난 달 4달러 수준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하면서 23달러까지 폭등했다. 이달 들어 AMC(73%)와 게임스톱(25%), 블랙베리(15%) 등 다른 밈주식도 급등했다.

그러나 미국의 투자 전문가들은 밈주식에 대해 "위험천만하다", "도박과 같다"라고 경고했다.

미국 투자회사 존 핸콕의 수석 투자 전략가 매트 미스킨은 경제포털 '야후 파이낸스'에 출연해 "최근 밈주식 열풍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에 힘입은 것이지만 연준은 아직 금리 인상에 전념하고 있다"라며 "금리 인하에 베팅하며 밈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카지노에 돈을 갖다 바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밈주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테마주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국내 제과주는 이달 들어 가장 큰 변동성을 보였다. 라운제과는 이달 3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10거래일 중 7거래일 동안 하락세로 마감했다. 해태제과식품도 이달 3일 14.29% 급등했지만 이후 주가가 빠지며 급등 전의 시세와 가까워졌다.

중국이 대만 과자 수입을 금지하면서 국내 제과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곧바로 차익 실현 매물이 풀리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단기 테마주가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주가 흐름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술주 등 증시를 선도하는 흐름이 없고 증시의 체력이 약한 상태에서는 간헐적으로 테마주의 급등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주로 물가, 금리 등 큰 거시 경제 요인들과 크게 관련이 없는 몇몇 작은 섹터들에서 주가와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이는 이슈들에 개인 투자자들이 급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테마주나 밈주식 등 단타 매매에 매달리는 것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조언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단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테마주는 투자 전략의 하나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테마주를 장기로 보유했을 때 수익을 내기 어렵고, 추격 매수 시 대부분 고점이라 손실로 이어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도 "지금은 우리 증시가 바닥을 다지는 시기인 만큼, 테마주를 중심으로 한 단타 매매보다는 실적은 좋지만 저평가돼 있거나 배당 수익률이 높은 주식들을 사 모을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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