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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천연가스 공급위기...'그린플레이션' 우려 속 에너지 선물·주가 급등

파이낸셜뉴스 2021.09.28 15:51 댓글 0


한국전력공사가 4분기(10월~12월) 전기요금을 ㎾h당 3원 인상한 23일 광주 서구의 한 건물 관리인이 지하실에 설치돼 있는 전기실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기록적인 폭등세를 보이면서 국내외 에너지 선물 및 관련 상품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쇼크'가 우려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천연가스뿐 아니라 유가 및 석탄가격 강세도 당분간 지속되겠다고 봤다.

■유럽발 천연가스 '쇼크'에 관련 선물·상품가 폭등
28일 한국석유공사 패트로넷에 따르면 영국을 대표치로 설정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9월 들어 Mmbtu(열량 단위) 당 24.6달러를 기록했다. 미국(5.2달러/Mmbtu)보다 19.4달러나 높은 수준으로, 최근 4년간 1Mmbtu 당 3.5달러에 불과했던 영국-미국 간 천연가스 가격차는 지난 7월부터 크게 벌어졌다.

유럽 내 대표적인 천연가스 지표가격인 네덜란드 TTF(익일물)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장 대비 8.92% 급등한 76.507유로에 마감됐다. 역대 최고가로, 지난 8월 말 및 연초와 비교하면 각각 52%, 300%씩 폭등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내 천연가스 공급 위기가 발생하면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현재 유럽 천연가스 재고 수준은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스 소비량이 늘어나는 동절기를 앞뒀단 점도 가격 상승을 자극했다.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 증시 및 파생상품시장에 상장된 에너지 선물 및 선물상품, 관련 기업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 27일 NYMEX에서 미국 천연선물 가격(11월물)은 전날보다 7.03% 오른 1Mmbtu 당 6.107달러를 기록하며 약 1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선 이날 삼성증권이 발행한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상장지수증권(ETN) B는 전날보다 7895원(29.2%) 급등한 3만4930원에 마감되며 상장 후 처음으로 주당 3만원을 넘겼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의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도 전날 대비 약 28%씩 상승했다.

천연가스 상품 강세에 지난 27일 기준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이 발행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의 6개월 수익률은 250%를 훌쩍 넘기기도 했다. 삼성증권 265.34%, 신한금융투자 265.25%, 한국투자증권 250.56% 순이다.

■유가·석탄가 강세 겹친 에너지株 일제히 '급등'
천연가스 관련 기업 주가도 일제히 급등했다. 특히 대성에너지와 지에스이는 전날보다 각각 29.40%, 29.95% 오르며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외 수소사업 관련 호재까지 겹친 한국가스공사(14.1%)와 SH에너지화학(10.19%), 경동도시가스(6.52%), SK가스(2.15%) 등도 강세를 보였다.

천연가스뿐 아니라 국제 유가 및 석탄 가격도 오르면서 가스주 외 에너지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OCI와 S-Oil 주가가 각각 전거래일 대비 7.56%, 5.02% 오른 가운데 한화솔루션(4.42%), 롯데케미칼(2.33%) 등 화학기업도 수혜를 입었다.

앞서 지난 27일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각각 전거래일 대비 1.84%, 1.98%씩 오른 79.53달러, 75.45달러에 마감, 일제히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대륙간거래소(IE) 기준 석탄 가격도 전장보다 7.46% 오른 t당 201.75달러에 마감됐다.

한편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 가격 폭등, 석탄 가격 급등 등 실제로 '그린플레이션'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물가압력을 높이는 상황에서 그린플레이션은 추가적 물가 불안을 자극할 여지가 높다"고 밝혔다. 그린플레이션은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과정 속에서 자원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근본적인 요인은 탈탄소화에 있다"며 "각종 탄소배출관련 규제강화로 탄소배출권 가격이 상승하며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수요가 커진 탓"이라고 짚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공급부족 이슈가 금방 끝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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