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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책임 물어 은행장 중징계… 경영활동 위축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1.03.09 18:05 댓글 0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간담회
"금감원 결정, 금융권 불확실성 키워
신탁·파생결합펀드 등 규제 완화
은행 종합자산관리서비스 길 열것"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9일 취임 100일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비대면으로 개최했다. 김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제공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최고경영자(CEO)의 내부 통제 미흡'을 이유로 시중 은행장들에게 줄줄이 중징계 결정을 통보한 금융감독원의 행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그는 은행장이 모든 임직원을 관리, 감독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입장도 내놨다.

또 그는 은행연합회장으로서의 중장기 과제로 은행의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실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그는 관련 규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보였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9일 비대면 취임 100일 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먼저 "이번 금융감독 당국의 징계는 법제처와 법원의 기본입장인 명확성의 원칙과는 비교적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금융권에서 예측하기가 어렵고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위험이 높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금융감독원은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주요 은행 CEO들에게 내부통제 미흡으로 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최근에는 라임펀드 관련 신한은행과 우리금융지주 CEO에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김 회장은 "대표이사를 감독자로 징계하는데 그렇게 되면 은행장이 모든 임직원의 행위를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사실상 결과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징계는 금융회사가 충분히 예측가능해야 하며 관련 규정 또는 법규 문언에 충실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를 통해 감독행정의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일방적 관계가 아닌 상호 소통하고 존중하는 감독행정이 이뤄져야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경영활동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로 은행들이 궁지에 몰렸음에도 은행들이 종합적인 자산관리서비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 개선을 중장기적 과제로 꼽았다.

그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우리 국민의 금융수요가 적극적인 자산관리 위주로 전환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대외적 신인도가 높은 은행이 국민의 전 생애주기별로 금융수요에 맞춰서 다양하면서도 적극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시장에서 운용 부문은 전문성이 높지 않고 영세성을 탈피하지 못했고 판매 부문은 수수료 위주로 영업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은행들이 나서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그는 "국민의 적극적인 자산관리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은행의 신탁이라던지 일임 업무라던지, 파생결합펀드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해서 국민의 자산 관리를 보다 잘 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 및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빅테크에 대한 철저한 영업규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빅테크와 핀테크를 구분하는 동시에 빅테크 기업에 대한 철저한 영업규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빅테크의 영향력이 급속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신용위험 모니터링을 강화를 비롯한 규제 체제 전반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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