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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점 잡아라’ 과감해진 서학개미..“땡큐 테슬라”

파이낸셜뉴스 2021.02.25 15:07 댓글 0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1. 직장인 김모씨(31)는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평소 눈여겨보던 테슬라의 주가가 600달러 초반대로 떨어지자 즉시 매수에 나섰다. 하락의 장기화보다는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씨의 바람대로 이튿날 테슬라의 주가는 회복세를 보였고, 하루만에 20% 가까운 수익률을 거뒀다.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온 미국증시가 최근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에 급락하면서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여긴 서학개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공포에 팔고 환희에 샀던’ 개인투자자들이 한층 과감한 투자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가 조정을 겪었던 지난 22~23일 국내투자자는 약 6억5352만달러(한화 약 7246억원)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액(9471억원)과 불과 2000억원 차이며, 코스닥 순매수액(3118억원)의 2배 이상 규모를 보였다.

서학개미가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은 최근 급락했던 기술주다. 미국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를 8118만달러(약 900억원)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가운데 애플(3563만달러·약 395억원), 이스라엘의 3D 프린팅 업체 나노디멘션(3294만달러·약 365억원), 게임엔진 개발업체 유니티소프트웨어(2593만달러·약 28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이슈가 되자 뱅가드의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도 2804만달러(약 311억원)의 순매수가 몰렸고, 단기 급락세가 컸던 테슬라(2015만달러·약 233억원)도 장바구니에 담겼다.

다만 수익률 면에서는 희비가 엇갈린다. 우선 테슬라를 샀던 이들은 크게 웃었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23일 36거래일 만에 종가기준 600달러대로 주가가 떨어졌지만, 24일 43.18달러(6.18%) 급등하며 그간의 손실을 만회했다. 만약 23일 저가(주당 619달러)에 매수해 24일 고가(745달러)에 매도했다면 수익률은 20%를 넘는다. 19일 이후 2거래일 동안 18.8% 급락했던 나노디멘션도 24일 4,97%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22~24일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주가가 3.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애플과 유니티소프트웨어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각각 3.5%, 9% 떨어졌다.

한편, 나스닥은 금리불안에 23일 장중 1만3000선 붕괴 직전까지 갔다. 나스닥은 지난달 29일 이후 1만3000선을 내준 적이 없다. 그러나 23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속적인 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주가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4일 미 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과 미 의회 추가 부양책 소식으로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며 “여기에 FDA의 존슨앤드존슨(J&J) 코로나 백신 긴급 승인과 다음주 지체 없는 출시, 바이든의 반도체 관련 행정명령 서명 임박, 국제유가 상승 등 여러 호재로 산업재, 에너지, 레저, 여행, 반도체, 금융 업종이 강세를 보인 반면, 대형 기술주는 규제 이슈가 부각되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 업종별 차별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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