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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적 몸짓·고혹적 눈빛…실력도 만점인 핫한 피아니스트

매일경제 2021.01.22 17:18 댓글0



카티아 부니아티슈빌리.



코로나19로 클래식 음악도 귀로 듣는 음악에서 눈으로 보는 음악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대면공연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퀄리티 연주 영상이 쏟아지면서 클래식 팬들의 눈이 열린 것이다. 20·30대 젊은 스타 연주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예인 화보 못지않은 사진을 올리며 이미지 관리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는 뛰어난 연주 실력에 더해 화려한 무대의상과 고혹적인 외모로 주목받아 온 카티아 부니아티슈빌리(조지아·33)가 2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이와 더불어 유튜브를 달구고 있는 '핫'한 피아노 연주자로는 유자왕(중국·33)과 로라 아스타노바(미국·38)가 있다.

부니아티슈빌리 내한공연은 5월 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부니아티슈빌리는 육감적인 몸매와 구릿빛 피부, 고혹적인 눈매로 '흑진주'를 연상케 하는 매력을 뿜어낸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풍성한 단발머리가 화려한 손 움직임에 따라 격렬하게 찰랑거리는 장면은 부니아티슈빌리만의 트레이드 마크다. 부니아티슈빌리는 연주할 때 과감한 무대의상을 택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붉은색과 같은 강렬한 원색 계열 드레스를 좋아하고, 등이 깊게 파인 드레스를 즐겨 입는다. 부니아티슈빌리가 등 전체를 드러낸 순백색 드레스를 입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교향악단과 협연한 슈만의 피아노협주곡 연주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가 760만회에 이른다.

비주얼로 승부를 보려는 연주자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부니아티슈빌리는 데뷔앨범(2011년) 수록곡으로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와 메피스토 왈츠를 택했다. 고난도 기교가 필요한 곡들이다. 두 번째 앨범 역시 피아니즘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쇼팽 작품들로 채웠다. 부니아티슈빌리가 등을 에스(S) 라인으로 곧게 세운 특유의 자세로 손을 건반에 던질 듯 고난도 작품에 도전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세 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부니아티슈빌리는 여섯 살에 조지아 트빌리시체임버오케스트라와 첫 협연무대를 가졌고, 열 살 때 해외 연주를 시작했다. 외모에 실력까지 갖춘 그녀를 향한 음악계의 러브콜도 쏟아져 라스칼라 필하모닉, 빈 심포니, BBC 심포니, 파리 오케스트라 등 유수 관현악단과 협연했다. 이번 내한공연에선 쇼팽과 리스트는 물론 바흐, 사티, 리게티, 필립 그라스 등 바로크음악과 20세기 음악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프로그램으로 한국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영화음악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 작품도 연주한다.




유자왕.



피아니스트 유자왕도 화려한 무대 의상으로 유명한 연주자다. 미니스커트에 킬힐을 신고 무대에 오르는데 저렇게까지 짧은 치마를 입어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녀가 무대에 등장할 때 오케스트라 단원들 표정을 보면 종종 웃음을 머금은 모습이 눈에 띈다. 2011년 LA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이 끝나고 현지 언론에선 "미성년자의 관람을 제한했어야 했다"고 했을 정도다. 유자왕도 부니아티슈빌리와 마찬가지로 등을 에스라인으로 곧게 세워 연주하는데, 필라테스 교본에 나올 법한 자세다. 무용수였던 어머니가 어릴 적부터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을 열심히 가르쳤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 연주를 시작하면 외모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강렬한 연주가 귀를 사로잡는다. 근육질의 탄탄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음량과 현란한 기교는 유자왕을 단순한 비주얼 음악가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로라 아스타노바.



우즈베키스탄 출신 미국 피아니스트인 로라 아스타노바는 의상이 과한 경우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패션을 추구해 연주의상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아스타노바는 차이콥스키음악원에서 러시아 피아니스트들의 스승이라 불리는 레프 나우모프를 사사하고, 국제 영(young) 쇼팽콩쿠르(1996)에서 입상하며 주목받았다. 유자왕보다 더 나간 초미니스커트와 킬힐을 신고 연주하는데, 실력은 일류 피아니스트로 평가받진 못한다. 뉴욕타임스는 2012년 그녀의 카네기홀 데뷔 공연 리뷰 기사에서 "과도한 신체적 자유분방함은 그녀의 연주에 감정이 결여됐다는 사실을 강조한다"고 평가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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