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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Riches] 韓美금리 역전시대…투자 바구니에 달러채권 담아라

매일경제 2019.03.15 04:0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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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A씨는 최근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미국 국채에 1만달러(약 1125만원)를 투자했다. 만기는 2028년 8월 15일이며, 표면이율은 2.875%에 달한다. 이자는 매년 2월과 8월 두 차례 들어오는데, 금액은 6개월마다 세전 16만원 수준이다. 3년 후 처분해도 100만원이 넘는 이자수익이 기대되는 셈이다. 고영준 삼성증권 채권상품팀장은 "달러채권은 매력적"이라며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해외 투자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부터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는 각각 1.75%, 2.50%에 달한다.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미국에 투자하면서 더 높은 금리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기준금리 역전에 따라 같은 만기의 미국 국채 수익률은 한국 국채보다 0.5%포인트가량 높다. 해외 투자에서 예상되는 첫 번째 변화는 투자 규모 확대다. 김성봉 삼성증권 글로벌영업전략팀장은 "한미 간 금리 차 확대로 해외 투자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달러 채권이나 예금성 자산 등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미 한국보다 앞서 저금리와 금리 역전을 경험한 일본과 대만에서 나타났던 현상이다.

대만은 가계자산에서 해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5% 내외다. 많아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의외의 항목이 나온다. 보험자산이다. 보험사들은 해외 투자 비중이 60% 가까이 된다. 여기에 외화예금까지 합하면 가계자산에서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와타나베 부인'이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고금리 채권이나 통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는 제로금리이기 때문에 일부 공격적인 투자자는 채권 등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 번째 변화는 투자자들이 가계자산 포트폴리오에 외화 자산을 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고액 자산가 위주이지만 점차 투자 포트폴리오에 외화 베이스 자산을 넣는 투자자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투자를 단기 환차익이 아닌 자산 일부분으로 여기는 경향이 커진다는 얘기다.

세 번째는 투자 대상 다변화다. 금리 역전으로 해외 투자 장애물이 제거됐기 때문에 다양한 해외 금리형이나 투자형 상품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각광받는 자산은 달러 채권이다. 미국 채권 시장은 한국보다 30배 가까이 크며, 기간별·등급별로 투자 대상이 다양하다. 한국 원화 채권보다 수익률도 높다. 애플 달러표시 회사채 금리는 포스코 원화표시 회사채보다 금리가 우월하다. 환율 변동에 대한 두려움만 극복한다면 복리투자 관점에서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채권 이자뿐 아니라 미국 금리가 장기적으로 내려간다면 채권 가격 상승으로 자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김성봉 팀장은 "달러가 일시 약세로 가더라도 국내 투자자들은 장기투자 관점에서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는 신뢰가 높은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달러 채권 상품은 미국 국채다. 미국 국채는 AA+ 등급으로 가장 안정적인 채권 중 하나다. 게다가 만기에 따라 세전 2%대 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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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등 미국 기업이 발행한 달러 회사채도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AA+ 등급 애플 회사채(잔존만기 2.9년) 연 수익률은 2.7%에 달한다. 월마트(만기 3.8년, 2,7%)를 비롯해 화이자(2.8년, 2.6%), 아마존(2.7년, 2.6%), 나이키(4.1년, 2.6%), 코카콜라(3.2년, 2.6%) 등 제조업체 회사채는 2%대 중후반 수준이다. 금융회사는 이보다 수익률이 높다. 뱅크오프아메리카(2.6년)는 연 수익률이 3.3%에 달하며, 골드만삭스(2.6년)와 씨티(2.7년)는 각각 3.3%, 3.0% 수준이다.

한국 기업들이 달러로 발행한 KP(Korea Paper)물도 달러 채권 중 하나다. 기업은행, 농협 등 은행채와 주택금융공사, 한국석유공사, 수자원공사 등 공사채권은 증권사에서 매수할 수 있다. 또한 증권사는 투자자가 요청하면 기아차나 GS칼텍스 등 한국 기업들이 발행한 KP물을 구해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KP물은 한국 기업들이 원화로 발행한 채권 대비, 같은 신용등급에서 1%포인트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A1인 우리은행은 연 5.25%이며, 포스코와 두산인프라코어 등 대기업 KP물은 3% 후반대 수준이다.

이 밖에 사우디아라비아나 브라질 정부가 발행한 달러채권, 외국 은행의 달러 예금 상품, 제로쿠폰 전환사채, 이자율이 높은 BBB- 등급의 미국 회사채 등도 투자자 요청에 따라 증권사들이 조달할 수 있다. 특히 브라질 등 신흥국 달러 표시 채권 평균 금리는 현지통화 표시채권 금리보다 높거나 유사한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달러 강세와 미 국채금리 상승세 속에서 신흥국 달러채권 금리와 현지 통화 표시 채권 금리 격차는 작년 말 0.25%포인트에서 최근 0.40%포인트를 상회했다. 이 같은 해외채권은 현재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야 거래가 가능하다.

채권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도,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이나 국내에 상장된 미국 국채 ETF와 외국 은행 예금 ELN 등도 있으며, 10년 가입하면 세전 연 3% 중후반대 이자를 지급하는 달러 연금보험 상품도 나와 있다.

증권사나 시중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달러 예금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원화 예금이나 RP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약정한 이자를 지급하므로 안정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형 상품 투자 시 환율 변동에 따른 차익을 노려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2~3년 뒤에 찾아야 할 돈이면 미국 금리의 복리 효과를 환 변동이 상쇄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장기적 관점에서 달러 자산을 유지하면서 고금리 복리 효과를 추종할 수 있는 자금만 투자하라는 얘기다.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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