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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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금리 인하를 요구하겠다고 밝힌 뒤 그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AP 뉴시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좀체 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우려하며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지금의 경제 상황으로 봐서는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겠다고 밝힌 뒤 접촉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올해 첫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이날 마무리하면서 기준 금리를 4.25~4.50%로 동결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인플레이션 2% 목표 고수한다
FOMC는 이날 이틀째 회의를 끝내면서 “인플레이션이 개선되고 있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파월은 연준이 2% 인플레이션 목표를 고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CNBC에 따르면 파월은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 골격을 새로 검토하기 위한 계획이 논의됐다면서도 인플레이션 목표는 그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FOMC의 2% 인플레이션 목표는 유지되고, 이번 검토의 초점도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금리 인하 서두르지 않는다
파월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경제 상황을 봐가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향해 하강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가 잡혀야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덜 긴축적이고, 경제는 여전히 탄탄하다”면서 “이런 점을 토대로 연준은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를 서둘러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진정한 진전’ 있어야
파월은 추가 금리 인하 조건으로 인플레이션이 ‘진정한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에 진정한 진전이 있거나 노동시장이 어느 정도 취약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FOMC는 이날 성명에서 미 노동시장이 매우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실업률이 낮고, 노동 수급이 팍팍하다는 것으로 이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임금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트럼프와 접촉 없었다
파월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는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주 연준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금리를 즉각 내리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파월은 그러나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 뒤 그와 접촉한 적은 없다면서 “나는 대통령이 말하는 것이 무엇이건 그에 관해 어떤 대응이나 첨언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에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 대통령은 법적으로 연준 통화정책에 간섭할 권한이 없다. 대신 연준 이사나 의장 등을 지명하는 것으로 통화정책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연준 통화정책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결정되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파월은 “대중은 연준이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계속해서 우리 일을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연준은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들을 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이에 골몰하면서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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