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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증시

"머스크 형만 믿어" 서학개미'테슬라 주식·ETF'에 올인

파이낸셜뉴스 2025.01.09 18:14 댓글0

1~8일 개미 5167억 순매수 1위
서학개미 순매수 1~5위도 휩쓸어
실적부진發 '고점론' 우려에도
트럼프 랠리 수혜 확신하며 몰려


새해에도 서학개미의 테슬라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실적 우려로 주가 변동 폭이 커지자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 자금이 몰린 영향이 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랠리'에서 비롯된 테슬라의 주가 단기 급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3억5437만달러(약 5167억4637만원) 어치 사들인 테슬라이다.

순매수 2위도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셰어즈 ETF(TSLL)이다. 이 기간 서학개미는 TSLL(테슬라)을 1억6244만달러 (약 2369억원) 어치 사들였다. 올 들어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테슬라와 테슬라 관련 레버리지 ETF가 나란히 순매수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후 테슬라 주가는 한 달 만에 251.4달러에서 12월 17일 479.86달러로 90% 넘게 급등했다. 전기차 시장 불황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각되면서 테슬라 역시 '트럼프 랠리'의 수혜를 받으며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실적 부진과 '고점론' 우려에 주가가 주춤하자 조만간 다시 반등할 것으로 확신한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지난 2일(현지시간) 지난해 연간 전기차 인도량(178만9226대)이 전년(180만8581대)보다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연간 인도량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2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해 16.3%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에 대해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과열 양상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업 핵심인 로보택시, 인간형로봇(옵티머스),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의 성장 속도가 가파르지만 사업 기대감이 실제 성과로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유럽의 저가형 전기차 '모델Q'의 수요 확대와 ESS 사업에 따른 중국의 에너지 수요 확대라는 두 축이 테슬라 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이라며 "다만 아직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은 만큼, 사업 과정에서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 단기적 관점에서 빠른 상승을 기대하는 전략은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인 TSLL의 지분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테슬라 주가 상승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TSLL 보관금액은 19억3694만달러이다. 이는 TSLL의 전체 순자산(47억8800만달러)의 40.5%에 이른다.

미국 증권가에서도 테슬라의 단기 주가 급등에 우려를 표했다. 7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존 머피 연구원은 테슬라의 주가 상승 여력이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그는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 미국의 규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전기차 수요 약세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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