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글로벌증시

“인공지능으로 북한 등 경제지표 추정”

아시아경제 2023.11.21 08:47 댓글0

인공지능으로 인공위성 영상을 판독해 북한 등 그간 빈곤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지역의 경제지표를 추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기초통계 없이도 세밀화된 영상을 토대로 특정 지역의 경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KAIST는 차미영-김지희 교수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서강대·홍콩과기대(HKUST)·싱가포르국립대(NUS)와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해 주간 위성영상을 활용해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기법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술개발 과정에서 기존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일반적 환경이 아닌 기초통계조차 미비한 최빈국(最貧國)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범용적인 모델을 마련하는 것에 무게를 뒀다.




또 유럽우주국(ESA)이 운용, 무료로 공개하는 센티넬-2(Sentinel-2) 위성영상을 활용해 위성영상을 6㎢(2.5×2.5㎢)의 작은 구역으로 세밀하게 분할한 후 건물·도로·녹지 등 시각 정보를 인공지능 기법으로 수치화함으로써 구역별 경제지표를 구했다.




연구팀의 연구 모델이 이전 연구와 차별화된 점은 기초 데이터가 부족한 지역의 경제지표를 구할 수 있도록 인간이 제시한 정보를 인공지능이 예측하는 데 반영하는 ‘사람과 기계 간 협업 알고리즘’을 구현했다는 데 있다.




사람이 위성영상을 판독해 경제활동 규모를 판가름(많고 적음의 판단)하면, 기계는 사람이 제공한 정보를 학습해 각 영상자료에 경제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식을 검증한 결과, 기계학습만으로 경제지표를 추정한 것보다 사람과 인공지능이 협업할 때 월등히 우수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계기로 연구팀은 기존 통계자료가 부족했던 지역까지 경제 분석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 북한 및 아시아 5개국(네팔·라오스·미얀마·방글라데시·캄보디아)에 해당 기술을 적용, 세밀한 경제지표 점수를 도출·공개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연구가 제시한 경제지표는 기존의 인구밀도, 고용 수, 사업체 수 등 사회경제지표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데이터가 부족한 저개발국가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연구팀은 재차 확인했다.




연구팀은 “제시된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 활동의 연간 변화를 탐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강점은 국제사회가 목표로 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빈곤 종식’과 ‘불평등해소’의 추이를 신속하게 모니터링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나아가 연구팀이 제시한 방법론은 경제 상황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환경적 지표를 측정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령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모델)로 기후변화와 재해재난의 피해가 높은 지역을 식별(훈련)한다면, 재해 발생 후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곳을 선별해 우선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지도를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차미영 KAIST 전산학부 교수·IBS 데이터사이언스그룹 CI는 "전산학, 경제학, 지리학을 융합해 범지구적 차원의 빈곤 문제를 다룰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이번 연구가 갖는 중요한 의미“라며 ”연구팀은 개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앞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재해재난 피해 탐지, 기후 변화에 따른 전반적 영향 등 국제 사회문제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성영상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SDGs 지표의 개발과 이의 정책적 활용은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기술 분야 중 하나로, 앞으로 한국이 주도권을 잡아 이끌어 갈 수 있는 연구 분야라는 점에서 중요함이 커진다.




이에 연구팀은 개발한 모델 코드를 무료로 대중에 공개, 측정한 지표가 여러 국가의 정책 설계 및 평가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