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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증시

[fn광장] 미국경제 회복의 명암

파이낸셜뉴스 2021.04.21 18:07 댓글0

올해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금리상승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해 -3.3% 성장했던 미국 경제가 올해는 6%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6.4%로 예상했고, 골드만삭스 등 일부 투자은행은 8%까지 내다보고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미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8%였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경제회복은 세계 경제회복을 의미한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분기별로 세계 경제전망을 하는 IMF가 2021년 세계 성장률 예상치를 1월 5.5%에서 4월에 6.0%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주로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5.1%에서 6.4%로 올라간 데 기인했다.

미국 경제회복 영향은 우리 수출에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늘었으나 대미 수출은 20.1%나 증가했다. 미국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4분기 14.6%에서 올해는 15.5%로 확대됐다.

그러나 미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을 통해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미국 경제가 6% 이상 성장한다면 실제 GDP가 잠재 수준을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날 것이다. 이미 유가 상승 등으로 공급 측면에서 물가상승 요인이 미국 경제에 내재하고 있다. 물가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오를 수 있다. 특히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2·4분기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은 시장금리를 또 한 단계 올릴 전망이다.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10년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말 0.9%에서 최근에는 1.7%까지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서 2·4분기 이후는 시장금리가 2%를 넘어설 수도 있다. 미국의 금리상승은 달러 가치 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세계 주요국이 과감한 재정·통화 정책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했고, 2020년 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세계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07년 113조달러였던 세계 부채가 2020년 3·4분기에는 221조달러로 8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4%에서 414%로 급증했다. 국가(지역)별로 보면 미국 등 선진국은 정부가 부실해졌고, 중국 등 신흥국가에서는 기업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 한국 등 일부 국가는 가계가 부실해졌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가 부채로 성장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넘치는 유동성과 저금리로 자산 가격에 거품이 발생했다. 특히 2020년 말 미국 GDP에서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300%(1952년 이후 장기 평균 10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도의 차이일 뿐 다른 나라 주식시장에도 거품이 끼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에 취약한 국가나 금융시장부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 영향이 거의 모든 경제변수에 선행하는 주식시장에서 이르면 2·4분기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미국 경제의 급격한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금융시장이나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융시장 참여자에게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인 것으로 내다보인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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