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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규제 느슨한 미 남부, 경제지표 크게 개선

파이낸셜뉴스 2020.10.18 06:32 댓글0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가장 먼저 경제재개가 시작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머틀비치 오션가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처가 느슨한 미국 남부 주들이 각종 경제지표에서 미국 평균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규제가 경제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여름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았던 미 남부 지역은 여름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사태가 진정된 뒤 급속한 경제 지표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대개 4월 후반부터 경제재개에 나섰고, 여름에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할 때에도 전면적인 봉쇄재개가 아닌 선별적 방역으로 대응했다.

공중보건에서 심각한 대가를 치르기는 했지만 이같은 조처로 남부 지역은 경제적 충격이 다른 곳에 비해 적었다.

우선 고용사정이 크게 좋다.

8월 실업률은 미국에서 가장 낮은 6.9%로 떨어졌고, 8월 고용규모는 전면적인 봉쇄가 시작되기 직전인 2월에 비해 6%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기간 뉴욕·뉴저지 등 북동부 지역이 10.6%, 서부 지역이 8.2%, 중서부 지역이 7% 줄어든 것에 비해 양호한 흐름이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지갑을 열고 있고, 소비지출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어피너티 솔루션스의 남부 지역 신용카드, 체크카드 사용 데이터로 보면 남부 지역 소비는 다른 지역이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9월 소비지출 감소폭은 2월 대비 0.6% 수준으로 미 전국 평균 2.5%를 크게 밑돌았다.

남부 각 주별로는 서로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이를 단순화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남부는 초기 봉쇄 이후 방역 성공보다는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 재개를 더 서두른 덕에 경제 성과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웰스파고 증권의 마크 비트너 이코노미스트는 "남부 지역의 경우 지난 수십년간 더 친기업 정책을 추진해 온 남부 주지사들 덕에 조기에 더 유연한 정책들을 펴게 됐다"면서 "지난 여름 이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지만 이들은 경제를 다시 봉쇄하는 대신 개방 속도를 늦추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는 공짜가 아니어서 이들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에 따르면 남부의 조기 경제 재개는 지난 여름부터 이 지역의 코로나19 감염률, 사망률을 다른 곳보다 더 높였다.

경제와 보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는 없음이 입증되고 있다.

보건에 치중하면 경제가 어려워지고, 경제를 살리려면 보건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남부 지역의 조기 개방은 뉴욕 등 북동부 지역의 코로나19가 잠잠해진 뒤 이 지역의 감염자 급증을 불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남부 지역의 인구 대비 누적 확진자 수는 미 어느 지역보다도 높다.

사망률도 특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를 중심으로 남부 지역이 다른 곳보다 더 높다.

인구 10만명당 약 60명이 사망해 중서부의 52명, 서부의 40명보다 높다.

다만 코로나19 초기 극심한 혼란 속에 사망자가 속출했던 북동부 지역보다는 크게 낮다. 북동부 지역은 132명을 기록하고 있다.

공화당 주지사들이 많은 미 남부 지역에서는 4월 후반부터 경제 재개가 시작됐다.

공화당의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4월 20일 상점 영업재개를 허용했고, 4월 말에는 역시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조처를 조건으로 영업재개를 허용했다.

남부 지역이 좀 더 과감한 재개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도 없지는 않다.

남부 도시들은 북동부에 비해 인구 밀도가 낮아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덜하다고 웰스파고의 비트너는 지적했다.

같은 남부에서도 경제와 보건 간의 이해상충은 두드러진다.

경제재개를 서두른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곳에 비해 방역에 더 중점을 두는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지역에서는 경제 성과가 낮은 반면 보건성과는 좋았다.

민주당의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경제재개 속도조절에 나서는 한편 방역에 치중한 덕에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의 치명률을 남부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었다.

그러나 경제는 다른 곳보다 상황이 어럽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미시시피 등 공화당 주지사들이 있는 곳의 고용 회복은 50% 수준을 넘지만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서는 3, 4월에 없어진 일자리 가운데 43%만 회복됐다.

보건과 경제 사이의 이해상충을 얼마나 잘 조정하느냐가 정책 당국자들의 과제가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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