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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미미한 수출 반등 흐름…내년에도 불확실성 이어진다(종합)

이데일리 2023.11.21 11:52 댓글0

- 11월1~20일 수출 2.2% 증가
- 10월 이어 수출 플러스 기조
- 반도체 16개월만에 증가 전환
- 경기 불확실성에 증가폭 미미
- 내년에도 불확실성 이어질듯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달에도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16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이 기대된다. 1년 동안 이어진 ‘수출 마이너스’ 흐름에선 간신히 벗어나는 분위기지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재작년 수준까지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반도체 2.4% 증가…車도 승승장구

관세청은 11월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이 337억9000만달러(약 43조6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다고 21일 밝혔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개월 연속 증가 흐름이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9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대비 감소했었다. 그러나 올 10월 전년대비 5.1% 증가로 반등에 성공한 데 이어 이달에도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54억1000만달러)도 2.4% 늘었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 7월 이후 16개월 만에 월간 반도체 수출액 증가 전환이 기대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올 4월 반도체를 감산한 효과가 반년이 지나 제품 단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출액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승용차 수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년대비 20.1% 늘어난 37억6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우리 승용차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의 대기 수요가 폭발했던 만큼 올 하반기부턴 증가 흐름이 멎을 전망이었으나 연말이 된 현재까지도 큰 폭 상승 중이다.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대(對)중국 수출도 사실상 반등 흐름에 접어들었다. 이 기간 대중국 수출액(72억2600만달러)은 여전히 전년대비 2.4% 감소지만 대홍콩 수출액(12억4000만달러)이 28.7% 늘었다. 홍콩 수출물량의 90%는 중국 내륙으로 흘러가는 만큼 실질적으론 대중국 수출액이 반등한 모습이다.

무역수지도 흑자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20일까지의 무역수지는 14억2000만달러 적자였으나, 무역수지는 통상 월말께 크게 개선되는 만큼 11월에도 흑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국제 원유·가스·석탄 시세 급등으로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사상 최악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나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과 맞물려 올 6월부터 흑자 전환했다.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의 누적 무역적자는 195억달러다. 산업연구원은 20일 올해 무역적자가 136억달러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해 연말로 갈수록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5월 전망(353억달러 적자)보다는 크게 적자폭을 축소한 것이다. 내년엔 265억달러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연초 수출목표 달성 사실상 어려워져

수출 반등 폭이 예상보다 완만해 정부의 연초 수출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11월20일까지의 올해 누적 수출액은 전년대비 9.3% 줄어든 5531억달러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20일 올해 우리 수출 전망치를 전년대비 7.6% 줄어든 6318억달러로 전망했다.

정부와 업계는 연초까지만 해도 우리 수출이 ‘상저하고(上低下高, 상반기 부진 하반기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정부가 작년 말부터 시작된 수출 부진 흐름 속에서도 올 2월 말 올해 수출 목표를 역대 최대이던 지난해(6836억달러)보다 0.2% 많은 6850억달러로 잡은 것도 하반기 반등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주요국은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불확실성 속에서도 물가가 하락하는 등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인다. 자연스레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 주력 제품의 외국 수요도 충분히 늘어나지 않고 있다.

내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20일 내년 우리 수출액을 6671억달러로 전망했다. 올해(전망치)보다는 5.6% 늘어난 수치이지만 사상 최대이던 재작년에는 못 미친다. 수출 경기가 회복은 하지만 전쟁이나 미·중 무역갈등 등 악재 속 완만한 수준에 그치리란 전망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올 4월의 반도체 감산 효과로 반도체 수출이 반등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 수요 자체가 위축하는 상황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고성능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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