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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국토부, 구로구민 우대…광명시민 천대?

파이낸셜뉴스 2020.06.30 20:55 댓글0

박승원 광명시장 30일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 결의대회 발언. 사진제공=광명시


[광명=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구로구민 민원 해소를 위해 왜 광명시민이 희생해야 하는가.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결사반대한다.”

이승봉 구로차량기지 광명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장은 30일 광명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광명 한복판에 차량기지가 들어오면 우리 자녀에게 물려줄 환경과 성장 잠재력이 처참히 짓밟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 집회에는 박승원 광명시장을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시민사회단체장, 시민 등 1000여명이 참가했다. 박승원 시장은 “구로차량기지 이전에 대한 정당성과 당위성이 떨어진다. 국토부가 31만 광명시민 요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이전을 강행할 수는 없다”고 천명했다.

집회 참가자는 마스크를 쓰고 2m 간격을 유지하는 등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준수하며 1시간여 동안 집회를 진행했다. 박철희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국토부는 광명 산림축을 훼손하고 200만명의 식수원 오염을 위협하는 차량기지 이전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광명시민 30일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 결의대회. 사진제공=광명시

◇ ‘구로구민 민원’ 차량기지 논란 촉발

구로차량기지는 1974년 8월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하고 한 달 뒤 구로구 구로동 일대 25만3224㎡에 조성됐다. 경인선과 경부선 전동차의 62%(908량)가 이곳에 머물면서 수리, 점검을 받는다.

차량기지 조성 당시와 달리 구로구가 도심화하면서 주민은 소음-진동, 도시 단절 등 주민 민원이 꾸준히 제기했다. 민원이 잇따르자 정부는 2005년 6월 국무회의에서 구로차량기지를 외곽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수도권 발전 종합대책에 포함해 이전 논의가 가시화됐다.

몇 년간 공전하다 2009년 12월 광명시 노온사동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급부상했다. TF가 2008년 12월 타당성조사를 했을 당시 광명시 노온사동은 구로구 항동과 부천시 범박동에 이어 3순위 후보지였다.

대신 광명시 노온사동과 시흥시 과림동 1740만㎡(530만평) 규모의 보금자리지구 지정이 당근책으로 제시됐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구로구청장, 광명시장 등은 이 방안을 놓고 2010년 9월부터 2012년 6월까지 14차례나 협의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협의과정에서 보금자리지구 지정과 함께 차량기지 지하화, 보금자리와 연계한 지하철역 2개 신설 등을 수차례 요구했다. 이 조건 충족 없이는 차량기지를 받을 수 없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광명시민 30일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 결의대회. 사진제공=광명시

◇ 구로차량기지 이전 핵심조건 ‘실종’

국토부는 2010년 3월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광명-시흥지구를 선정했다. 또한 차량기지 지하화와 지하철역 신설안 등을 담은 타당성조사와 차량기지 이전지 활용 용역에 착수했다. 광명시 핵심 요구가 대체로 반영되면서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이 현실화하는 듯했다.

하지만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2014년 9월 광명-시흥지구는 보금자리주택에서 해제됐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해 이전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그대로 진행했다. 이에 광명시는 이전 추진에 최소 조건으로 차량기지 지하화와 지하철 5개역 신설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런 요구는 사업비 증가 등을 이유로 수용되지 않았다.

박철희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국토부는 차량기지 이전사업을 중단하지 않으면서도 사업비 절감을 위해 신설역은 단 한 개만 반영해 2016년 12월 타당성 재조사를 마치고 기본계획 수립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광명시민 30일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 결의대회. 사진제공=광명시

◇ 민선7기 광명시 “국토부 폭주기관차 세워라”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협조요청 공문을 민선7기 광명시에 수차례 보냈다. 광명시도 이때마다 친환경(지하화) 차량기지 조성과 5개역 설치, 운행간격 조정(10~20분→5분), 광명시민 협의 참여, 제2경인선 연계 등 5개 요구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구로차량기지 이전에 따른 환경 훼손을 시민에 알리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차량기지는 광명지역 중심을 횡단하고 현재 주민이 사는 노온사동 밤일마을 상당 부분도 잠식하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계획한 구로차량기지 이전부지 면적은 28만1931㎡ 규모다. 이는 구로기지 23만7380㎡보다 4만4551㎡(18.7%)나 넓고, 국토부가 2016년 12월 타당성 재조사 때 계획했던 19만5680㎡보다도 무려 8만6251㎡(44.1%)나 커졌다. 면적이 늘어난 만큼 사업비도 재조사 때 9368억원에서 1조 718억원으로 14.4%나 늘어났다.

특히 차량기지에 경수선 공장 부분이 새로 생기면서 논밭과 주택은 물론 밤일마을에서 구름산까지 이어지는 유일한 둘레길과 노온배수지 진입로를 잠식하고 만다. 이런 방식은 밤일마을 주택가는 물론 구름산까지 이어지는 유일한 둘레길과 노온배수지 진입도로를 모두 없앨 수도 있다.

구로차량기지 이전부지 위성사진 대입도. 사진제공=광명시

◇ 시민-시민 갈등 조짐…신설 지하철역 ‘미끼’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 관련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작년 3월11일~4월19일 공람, 공고한 뒤 주민의견을 받았다. 국토부 주관 주민설명회도 열고 올해 6월10일까지 차량기지 이전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한 관계기관 의견도 받았다.

광명시는 국토부에 보낸 의견서에 “전제 조건이던 보금자리지구 지정이 해제됐으므로 차량기지 이전 사업도 소멸돼야 한다”며 “광명지역 허파인 도덕산과 구름산의 산림축 훼손, 노온정수장 오염이 우려된다”고 반대했다.

지역 민-관-정 269명이 참여하는 ‘구로차량기지 광명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도 작년 12월 발족했다. 공대위는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경제성(B/C)가 부족한데도 국토부가 사업을 강행한다며 기획재정부에 예산낭비 신고를 하고, 국민감사청구도 제출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더구나 구로차량기지 이전은 시민-시민 갈등을 부추길 조짐이다. 광명시가 최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차량기지 광명 이전에 따른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반대가 61.7%, 찬성이 21.9%로 나타났다. 광명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토부가 이전에 따른 핵심조건은 쏙 빼놓고 제시한 ‘지하철역 신설’을 놓고 시민 분열 양상이 드러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관계기관 협의를 마친 국토부는 조만간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협의를 거쳐 기본계획 고시와 실시설계에 들어가 오는 2027년까지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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