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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에 2만명 터전 잃었다 [영남권 휩쓴 화마]

파이낸셜뉴스 2025.03.26 18:22 댓글0

영남 산불로 20명 이상 사망
진화작업중 헬기 조종사 추락사망
韓대행 "행정·재정적 지원 총동원"


바닷마을까지 잿더미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마을이 산불에 폐허로 변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안동, 청송을 거쳐 영덕까지 순식간에 확산됐다. 연합뉴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청송을 휩쓸고 해안도시 영덕까지 확산하면서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화재진압 중이던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하는 등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산림당국은 바람을 타고 불길이 번지는 속도가 빨라 산불영향 구역을 추산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6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사상자 수가 50명으로 잠정 파악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24명, 중상자 12명, 경상자 14명이다. 지역별로는 경북 의성에서 사망 20명, 중상 7명, 경상 8명 등 35명의 사상자가 나와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 산청에서는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4명 등 13명, 울산 울군주 온양에서는 경상 2명이 나왔다.

의성 산불현장에서는 진화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사고 헬기를 몰던 기장 A씨(73)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락 헬기는 강원 인제군 소속으로 담수용량 1200L의 S-76 기종 임차 헬기다.

당국의 진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산불지역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온양·언양 등 모두 6곳으로, 1만7534㏊의 산림이 산불영향 구역 내에 있다. 이 중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의성·안동으로 1만5158㏊의 산림이 거센 산불 피해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청은 의성군 산림현장통합지휘본부 앞에서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전날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최대풍속 초속 27m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안동·청송·영양·영덕 등 4개 시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산불 피해를 본 주택과 공장, 사찰, 문화재 등은 모두 209곳이다. 동시다발 산불로 인한 이재민도 크게 늘어 2만7079명이 임시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이 중 1073명만 집으로 돌아갔을 뿐 나머지 2만6006명은 아직 임시대피소 등에 머물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방지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정부는 이재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긴급구호를 비롯해 행정·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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