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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반 우려반’… 애플카 고민 길어지는 현대차

파이낸셜뉴스 2021.01.20 17:53 댓글0

"한단계 도약할 새 기회" 지배적
전기차 볼륨 확대, 브랜드가치 ↑
"결국 위탁조립… 이득 크지 않아"
"황금알 낳는 거위 아니다" 반응도
애플카 협력설에 "결정된바 없다"


애플이 현대차그룹에 '애플카 협력'을 제안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모빌리티 선두업체로 부상한 현대차그룹에 기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까지는 아니라는 반응도 나온다. 현대차그룹도 애플의 러브콜에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시너지 풍부… 누군가 맡아야 한다면 잡아야

20일 기아는 전일 제기된 애플과의 협업설에 대해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요청을 받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제휴가 현대차그룹이 한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현대차와 애플의 제휴로 기대할 수 있는 직접적인 효과는 전기차 볼륨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다. 애플과의 제휴가 이뤄지면 연간 10만~50만대 가량의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본격적으로 전기차시대를 열어가는 상황에서 애플과의 협력이 안정적으로 시장을 끌고 가면서 점유율을 늘리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모밀리티 선두기업으로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애플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함께 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가치가 동반상승하는 구조를 만들게 된다. 특히 애플이 하나의 아이템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만드는 노하우를 가졌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도 소프트웨어·서비스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 기아 뿐만 아니라 계열사들에게도 미래 모빌리티 시장 메인스트림에 동참하는 기회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이 애플과의 협력으로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명 한양대 교수는 "현대차와 기아가 그동안 경쟁을 통한 시너지로 성장해 왔다면 애플과의 제휴는 새로운 차원에서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어차피 자동차업체에서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현대차그룹이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위탁조립생산… 이득 크지 않을 수도"

제조자개발방식(ODM)으로 애플카를 생산하게 되면 현대차그룹이 얻을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위탁생산조립을 하고 있는 업체는 마그나인데, 해당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약 2%에 불과할 정도로 손익에 대한 배분이 적다"면서 "완성차 입장에서 수익 대부분을 희생하면서까지 위탁생산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애플이 공급망을 별도로 가져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 연구원은 "애플의 특성상 서플라이 체인 선택을 독립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대차그룹의 협력업체들이 조지아·알라바마 공장 근처에 생산거점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매력이 될 수 없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기술 확보에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고 자율주행차 사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현대차가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 기아가 CV(프로젝트명)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전기차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이라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된 대로 기아가 애플카의 생산을 맡게 될 경우 노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애플카에 힘을 싣게 될 경우 내연기관차와의 결별이 빠르게 진행되며 가능성 때문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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