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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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건장관으로 지명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전 상원의원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케네디 지명자는 4일 상원 재무위원회 인준청문회를 통과해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뒀다. 로이터 연합 |
백신 음모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지명자가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사격과 공화당의 표 단속에 힘입어 상원 재무위원회의 인준청문회를 통과했다.
상원 전체회의에서 그의 인준안이 통과되면 보건장관에 취임한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케네디 지명자 인준안은 민주당 반대, 공화당 찬성 속에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14-13으로 가까스로 통과됐다.
빌 캐시디(공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은 지난주 반대 의사를 나타냈지만 결국 당론을 따랐다. 캐시디 상원의원은 케네디를 반대해왔다. 그가 오랜 기간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음모론을 주장하고 다닌 적이 있어 그의 자질이 의심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따라 캐시디는 케네디 인준청문회 통과의 캐스팅 보트를 쥔 인물로 부상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으로 공화당이 우세하다.
상원 전체 회의에서 민주당 전원이 반대하고, 공화당에서 반란표가 4표 이상 나오면 케네디 인준안은 부결된다.
상원 공화당 대표를 지냈던 고참 미치 매코넬(켄터키) 의원과 공화당 내 야당인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이 케네디의 보건장관 임명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 진영에 섰던 캐시디가 당론을 따른 터라 케네디는 상원 전체 표결을 통과할 가능성이 전보다 높아졌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케네디는 2일 캐시디를 만나 그를 설득했고, 결국 찬성표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케네디는 또 지난주에는 자신이 백신 반대론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그저 자신은 백신 안전성을 강조했을 뿐이라고 발뺌했다.
케네디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사격도 받았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20년 전 자폐증이 있는 아이는 1만명당 한 명꼴이었지만 지금은 34명당 한 명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뭔가 정말 잘못됐다”면서 케네디를 보건장관에 앉혀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힐에 따르면 이는 트럼프의 특기인 가짜뉴스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자폐스펙트럼(ASD)’ 진단을 받은 아이들은 25년 전인 2000년 150명 중 한 명이었고, 지금은 36명 중 한 명이다.
트럼프가 또 가짜 통계를 들이밀었다는 것이다.
한편 케네디는 지난주 상원 인준을 통과한 피트 헤그세스 국장장관과 함께 트럼프가 지명한 논란 많은 장관 후보자 2명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미 민주당 정치 명문가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조카로 케네디 전 법무장관 아들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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