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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좌파' 사민당 승리…'포스트 메르켈' 1순위는 숄츠 [독일 16년만에 정권교체]

파이낸셜뉴스 2021.09.27 18:42 댓글0

사민당 25.7% 확보 총선 1위
과반확보는 실패 '연정' 불가피
협상과정서 총리직 포기할수도
기민련은 정권 재창출 실패


올라프 숄츠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수도 베를린의 사회민주당 당사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총선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26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사민당)이 '초박빙' 승부 끝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지난 2005년부터 16년 동안 정권을 잡았던 중도우파 성향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연합(기민련)·기독사회연합(기사련) 연합은 사민당에 불과 1.6%p 차이로 득표율에서 밀리면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사민당 총리 후보로 나선 올라프 숄츠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포스트 메르켈' 정부를 이끌 차기 총리 1순위에 등극했다. 그렇지만 사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총리 확정을 위해선 최장 수개월간의 연립정부(연정) 구성이 불가피해졌다.

27일 독일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299개 선거구에서 진행된 연방하원 선거의 개표 결과 사민당이 25.7%의 득표율을 기록,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기민·기사 연합은 24.1%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다. 잠정 투표율은 78.0%로 4년 전 76.2%보다 상승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 연합은 올해 초만 해도 지지율이 37%에 달했지만 유례없는 지지율 추락 끝에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 설립 이후 역대 최악의 선거 결과를 얻었다.

가장 눈에 띄는 추락의 원인은 코로나19 방역 피로감과 기후변화에 따른 대홍수 대처 미흡이다. 특히 지난 7월 독일 서부를 휩쓸며 180명에 가까운 인명피해를 냈던 대홍수가 민심을 흔든 것으로 분석됐다.

총리 후보도 문제였다. 기민·기사 연합이 차기 총리로 내세운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주지사는 지난 7월 수해현장에서 웃는 모습이 포착돼 인기가 급락했다.

반면 숄츠는 노동법 전문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1998년 하원의원에 당선돼 함부르크 제1시장을 지냈고 메르켈 연정 1기와 4기에서 각각 노동사회부 장관,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지내 안정감을 인정받았다. 숄츠는 사민당 출신이지만 당내에서도 중도에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특히 그는 당이 다르지만 메르켈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그의 후계자를 자처했다. 지난달 현지 잡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에는 메르켈의 손동작을 따라 한 숄츠의 사진이 실려 기민·기사 연합이 직접 항의하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녹색당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중도좌파 성향의 녹색당은 이번 선거에서 14.8%를 득표해 사상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제3당으로 올라섰고, 중도우파인 자유민주당(자민당)도 11.5%로 4년 전(10.7%)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3%를 득표해 4년 전(12.6%)보다 지지율이 떨어졌다.

의원내각제인 독일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그러나 사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단독 과반을 이루지 못해 다른 정당과 연정이 불가피하며 협상 과정에서 숄츠가 총리직을 포기할 수도 있다.

독일 안팎의 외신들은 차기 독일 정부가 메르켈 정부처럼 △사민당과 기민·기사 연합의 대연정 △사민당과 녹색·자민당 연정 △기민·기사 연합과 녹색·자민당 연정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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