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엇갈린 빅5
주택 의존도 높은 현대·대우건설
분양·착공 지연에 영업이익 급감
'사업 재편' DL이앤씨·GS건설
해외 프로젝트·플랜트 쌍끌이
수주력·원가율 개선이 실적 좌우 주택시장 침체 속에 건설사들의 3·4분기 실적이 주력 사업에 따라 엇갈렸다. 주택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실적이 크게 줄었고, 해외 플랜트나 리모델링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한 회사들은 수익성을 지켜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주택시장 부진 여파로 이익이 감소했고, DL이앤씨와 GS건설은 원가율 개선과 비주택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로 실적을 방어했다.
■비주택·해외사업이 실적 버팀목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사 잠정실적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 빅5(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의 올해 3·4분기 합산 매출은 17조2321억원, 영업이익은 53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024년 3·4분기) 대비 각각 15.2%, 7.1% 감소한 수치다. 고금리와 분양시장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주택 부문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해외 플랜트·리모델링 등 비주택 중심 사업은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출 3조900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1%, 52.9% 감소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하이테크 프로젝트 주요 공정이 마무리되며 매출이 줄었지만, 중동 플랜트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가 외형을 뒷받침했다.
현대건설은 매출 7조8265억원, 영업이익 103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2%, 9.4% 감소했다. 국내 주택 분양 지연과 해외 원가율 상승이 겹치며 영업이익률은 1%대에 머물렀다. 1~9월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23조28억원, 영업이익 5342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줄었으나 이익은 4%가량 증가했다.
대우건설은 매출 1조9906억원, 영업이익 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1.9%, 영업이익 9.1% 감소했다. 국내 주택사업 위축과 해외 토목·플랜트 현장의 원가 상승이 겹친 결과다. 올해 누적 매출은 6조5320억원, 영업이익 2032억원으로 전년 대비 모두 하락했다.
DL이앤씨는 매출 1조9070억원, 영업이익 116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0.1% 늘었지만 매출은 1조9189억원에서 소폭 감소했다. 리모델링과 복합플랜트 부문 매출이 꾸준히 늘며 원가율은 87.5%로 전년보다 1.6p 낮아졌다. 특히 주택 원가율은 92.3%에서 82.6%로 9.7p 개선돼 수익성이 안정됐다.
GS건설은 매출 3조2080억원, 영업이익 1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81.5% 증가했다. 고원가율 현장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플랜트·인프라 부문이 정상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주택 부진 여파…체질개선 과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은 수도권 분양시장 침체와 신규 착공 지연의 영향을 받았다. 반면 DL이앤씨와 GS건설은 비주택·해외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3·4분기 실적을 단순한 분기 변동이 아닌 구조 전환의 분기점으로 본다. 국내 주택시장 정체 속에서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 플랜트와 리모델링 중심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주 포트폴리오 재편 속도가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며 "해외 수주력과 원가율 관리 능력이 내년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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