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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구긴 SK쉴더스, 에스원과 비교 말라더니…결국 상장 철회

파이낸셜뉴스 2022.05.07 21:03 댓글0

SK쉴더스 IPO 관련 기자간담회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SK스퀘어의 자회사인 보안 업체 SK쉴더스가 상장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가 수요예측에 참패하면서 상장 철회로 자존심을 구겼다. 과도한 몸값 책정이라는 증권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높은 몸값을 고수하다가 결국 상장도 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만 남긴 채 쓸쓸히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퇴장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SK그룹 계열사들의 IPO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6일 SK쉴더스는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 공동주관회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며 상장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측은 "지난 수개월간 상장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면서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SK쉴더스가 상장 철회 이유를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라고 꼽았지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몸값 측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IPO 과정에서 SK쉴더스는 46.6%에 달하는 구주매출 비중, 700%가 넘는 부채비율, 물리보안 1위 업체 에스원보다 높게 평가한 기업 가치 등으로 적지 않은 논란을 겪었다.

특히 이번 IPO 과정에서 SK쉴더스가 제시한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3조5052억원이다. 비교 기업인 에스원의 시가총액은 2조5800억원으로, SK쉴더스보다 1조원이나 작다. 이 때문에 증권 업계에서는 매출액이 훨씬 적은 SK쉴더스가 에스원보다 높은 몸값을 책정한 데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이 나왔다. 지난해 SK쉴더스와 에스원의 매출액은 각각 1조5500억원, 2조3100억원이었다.

기자간담회 때도 에스원과 비교해 기업가치가 다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SK쉴더스는 이와 관련해 “SK쉴더스는 사이버 보안 영역에 있어 매출액과 이익 규모, 고객 숫자 등 모든 측면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에스원과 비교하는 것은 앵글(각)이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했다. 기관들은 수요예측에서 SK쉴더스를 외면했다. SK쉴더스는 지난 3~4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통상 좋은 평가를 받는 공모기업의 경쟁률이 1000대 1에 달하지만 SK쉴더스는 200대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쉴더스 측에서 주장했던 사이버 보안 사업의 성장성 역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단순히 물리적 보안 사업만 영위하는 에스원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통하지 않았다.

실제 SK쉴더스는 자사 기업가치를 책정하기 위해 물리적 보안 회사 에스원과 타이완세콤, 사이버 보안 회사 안랩과 싸이버원의 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을 각각 구해 단순 평균치(14.86배)를 냈다. 이에 에스원(5배)보다 월등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산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SK쉴더스의 전체 매출액 중 사이버 보안 사업의 매출 비중은 21.6%에 불과했다. 물리적 보안 매출 비중이 59.2%로 절반을 넘는다. 이 같은 상황에 물리적 보안 회사와 사이버 보안 업체의 밸류에이션을 일대일로 더해 산술평균을 낸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SK쉴더스가 비교 대상으로 고른 두 물리적 보안 업체(에스원, 타이완세콤)의 밸류에이션은 각각 5.85배, 11.7배에 그친다. 반면 사이버 보안 업체(안랩, 싸이버원)의 밸류에이션은 각각 24.23배, 17.66배다. 매출 비중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해야 객관적인 밸류에이션을 얻을 수 있지만 SK쉴더스는 이를 무시했다.

SK쉴더스가 앞서 내세웠던 비교기업 알람닷컴과 퀄리스의 EV/EBITDA는 각각 28.31배, 35.89배에 달했다. 여기에 사업 비중 별 가중치를 적용해 자사에 대입하는 방식으로 몸값을 책정했으나, 지난 21일 돌연 정정신고서를 내고 두 기업을 비교기업에서 제외한 바 있다.

SK쉴더스는 공모가를 2만5000원선까지 대폭 하향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장을 철회키로 최종 결정하면서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 상장에 재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SK스퀘어 자회사들의 IPO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당장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가 SK쉴더스의 빈 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원스토어는 국내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에 대응하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1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552억원) 대비 38% 증가했다. 하지만 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손실 규모도 전년(10억원)에 비해 늘었다. 지속적인 투자로 인한 적자지만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외에도 11번가·콘텐츠웨이브·티맵모빌리티 등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IPO가 추진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과거와 달리 IPO에 '묻지마 투자'를 하는 시기도 지난 만큼 예상대로 밸류에이션을 끌어내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IPO) 역사를 다시 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크래프톤도 높은 공모가와 고평가 논란으로 흥행에 참패한 바 있다"면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하면서 뭇매를 맞았는데 SK쉴더스 역시 몸값 산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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