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외친 금융지주회장들 취임 2주년 메시지 주목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고객 신뢰가 최고 가치"
6500억 자사주 매입 소각 등
기업가치 제고계획 의지 강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금융 울타리 넓히자" 편지
취임 첫해 자성 목소리 내
'책임 있는 태도' 호평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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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회장 |
취임 2주년을 맞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정책에 앞장서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 2년 동안 1등이 아닌 '일류(一流) 신한'을 신한금융 DNA로 정착시켰다.
올해는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강조한 고객의 신뢰를 최고로 가치로 두는 '고객중심'을 경영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주주환원뿐만 아니라 주주와 소통까지 강화하는 밸류업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회장은 글로벌 영업을 위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비롯해 주주와의 라운드 테이블, 밸류업 컨퍼런스를 여는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직접 뛰고 있다.
진 회장은 2023년 취임한 다음달 일본으로 IR을 떠났다. 미즈호, SMBC, 노무라증권 등 현지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유치와 함께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이후 2년 동안 일본은 물론 영국(런던), 미국(뉴욕), 홍콩 등지로 IR을 다니면서 기업가치 제고계획과 목표 달성을 위한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해 9월에는 진 회장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주주와 의견을 교환하는 '라운드 테이블'을 금융지주 최초로 개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해 10월에는 100여개 상장를 초청한 '기업 밸류업 컨퍼런스'도 열었다. '고객사도 신한금융의 기업가치 제고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진 회장의 의지가 담긴 행사였다.
올해 신한금융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따라 6500억원의 자사주 매입 소각, 1조1000억원 이상의 배당으로 총주주환원율을 40~44% 내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오는 2027년까지 그룹 수익성을 개선해 매년 13% 이상의 안정적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기반한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환원율 50%까지 높일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2021년 2·4분기부터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했고, 이후 현금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총주주환원율을 2021년 26%에서 지난해 40.2%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1·4분기 1500억원, 2·3분기 3000억원, 4·4분기 2500억원 등 총 7000억원의 자사주를 취득·소각하고, 1조880억원의 배당금까지 총주주환원율 40.2%를 달성했다. '밸류업에 진심'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가운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위험가중자산(RWA)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기업가치 도약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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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그룹회장 |
"우리 안에는 우리의 수만큼 많은 힘이 숨어 있다. 어려움을 피하지 않는 힘, 쉽게 포기하지 않는 힘, 잘못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힘, 그 힘으로 우리 한 번 더 나아가 보자."
23일 취임 2주년을 맞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전 임직원에게 보낸 짧은 편지에 "한 번 더 무엇이 더 옳은 길인지 판단하고, 한 번 더 동료를 생각하자. 한 번 더 금융의 울타리를 넓혀 보자"며 이 같이 썼다. 포스트잇과 펜 한 자루, 새로 우리금융의 '얼굴'이 된 가수 장원영의 포토카드 뒷면에 담긴 편지에 직원들은 '시기적절한 메시지'라고 입을 모았다.
임종룡 회장은 2023년 3월 취임 직후 3~6개월마다 직원들에게 편지를 써왔다. 취임 첫해 연말엔 "(올해는) 신뢰 회복이라는 큰 목표를 갖고 기업문화 혁신, 기업금융 명가 부활, 상생금융 실천 등 어렵지만 해야만 했던 변화의 첫 발걸음을 시작한 한 해였다"며 "실적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 있다"고 썼다. 수장이 나서서 내부통제와 실적이라는 '아픈 곳'을 지적하고,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밝히는 문화가 새롭다는 임직원도 있었다.
우리금융의 첫 번째 목표는 포트폴리오 강화다. 금리인상기에는 우리은행이, 금리인하기에는 우리투자증권과 보험사를 통해 그룹 전반의 실적을 견인한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 고위관계자는 "취임 2년 만에 오랜 염원이었던 증권사 인수 작업을 마무리지었고, 보험사 인수도 당국의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눈앞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매매업 변경인가를 의결했다. 지난해 7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으로 탄생한 우리투자증권이 종합증권사로서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달 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오픈할 예정이고, 우리은행의 기업금융(IB) 인력도 우리투자증권이 있는 서울 여의도로 출근한다. 자산관리(WM)는 물론 IB시장에서도 계열사간 시너지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경영평가등급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주저앉은 것은 뼈아프다. 우리금융이 경영평가 3등급을 받은 것은 2004년 이후 21년 만으로,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 중에서는 유일하다.
3등급 평가의 원인은 결국 부실한 내부통제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730억원 불법대출를 포함해 2000억원 규모의 사고가 영향을 끼쳤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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