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은행권 대출 사고"..검찰, 농협銀 기업금융 부당대출 관련 추가 압수수색

신한은행도 17억 횡령사고 발생
銀 내부통제 강화 방안 '고삐'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4대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6일 농협은행 본점과 농협은행이 부당대출을 내어준 A홀딩스를 압수수색한 중앙지검이 관련한 추가 압수수색을 최근 진행했다. 신한은행 감사팀은 직원 1명이 최근 2년 6개월 동안 17억을 횡령하는데도 눈치채지 못했다. '일류신한'을 앞세워 온 신한금융그룹의 신뢰에 금이가고 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수사도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에서 불거진 부당대출 관련 논란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제1부는 최근 농협은행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벌였다. 지난달 6일 농협은행이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채 부당하게 내어준 대출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인 검찰은 최근 추가 확인을 위해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부당대출 혐의 관련으로 농협은행과 부당대출을 받은 A홀딩스를 지난달 6일 압수수색했다"면서 "이후 추가 확인을 위한 추가 압수수색을 농협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압구정역금융센터 직원 B씨는 수출입기업 서류를 위조해 약 2년 6개월 동안 약 17억원을 횡령했다. 이 기간 신한은행 감사팀은 횡령과 관련해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스캔들제로'를 최대 목표로 삼고 신한은행 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의 내부통제에 앞장섰다. 지난해 금융권 최초로 신한금융이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했지만, 신한은행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B씨는 수출입 기업으로 무신용장 거래를 담당했는데, 존재하지 않는 거래를 서류로 조작해 대출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 센터에서 거래하던 수출입기업에 잡힌 대출한도 내에서 건별로 대출이 실행되면서 B씨가 횡령 사고를 일으키는 것을 사고 기간 내에 누구도 알지 못했다. B씨는 지난 2021년부터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2년 반 동안 17억7000만원을 횡령했다. 하지만 감사팀은 이를 최근 상시감사 모니터링 과정에서 발견했다. B씨는 사표를 내고 잔여 연차를 소진 중으로, 현재 은행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에 신한은행은 지난 5일 경찰에 B씨를 고발하고 6일 금융당국에 횡령 사고를 보고했다.

올해부터 책무구조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모든 은행권이 내부통제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와중에 이같은 횡령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착잡한 분위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서류 심사가 엄격한 신용장 거래와 비교해서 무신용장 거래는 신용등급이 좋은 기업에게 은행이 부여한 한도 내에서 하루에 수십 건의 거래가 나올 수 있어서 (거래) 업체가 많으면 사고를 감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내부통제를 아무리 강화해도 횡령사고를 막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금융사고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면서 "관련 사고는 조속히 수습해 고객 피해가 없도록 할 예정이며, 향후 해당 업무에 대한 내부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2024년 금융지주·은행 주요 검사결과'를 지난달 4일 발표한 바 있다. 금감원이 현장검사를 통해 확인한 우리·국민·NH농협은행의 부당대출 금액은 총 3875억원 규모, 482건에 달한다. 우리은행에서 드러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만 730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서도 각각 892억원, 64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총 1541억원)이 발견됐다.

mj@fnnews.com 박문수 박소현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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