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내년 2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정기 변경을 앞두고 외국인 자금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지수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노리는 ‘MSCI 편입 베팅’ 전략이 부각되면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거 편입 패턴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선제적 매수는 사실상 미리 드러난 편입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에이피알을 154억원 순매수하며 이틀 연속 대규모 매수세를 이어갔다. 전일(119억원)까지 합산하면 이틀 동안 273억원어치를 담은 셈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역시 이달 들어 외국인이 총 82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강한 수급 우위를 나타냈다. 두 종목 모두 최근 MSCI 편입 직전 패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발표 전 3~4개월 외국인 매집’ 흐름과 동일한 형태여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 국면이다.
MSCI 편입 전략이 각광받는 배경에는 최근 공통된 흐름이 있다. 연말로 갈수록 금리, 경기, 환율 등 각종 거시 변수로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장 전체의 방향성보다는 개별 종목의 수급 이벤트에 기반한 전략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MSCI 한국지수 리뷰에서 신규 편입된 두 종목(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 역시 이러한 외국인 선행 매수 패턴이 그대로 반복됐다. 두 종목 모두 편입 발표 약 3~4개월 전부터 외국인 순매수세가 두드러졌고, 주가 역시 발표일 직전까지 꾸준한 우상향을 기록했다.
이번 11월 정기변경 이전에 새롭게 편입됐던 LIG넥스원, 두산,
효성중공업 사례도 마찬가지다. 해당 종목은 지난 4월 중순 무렵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뚜렷하게 늘기 시작했고, 8월 편입 발표 전까지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MSCI 편입 종목은 거의 예외 없이 발표 3~4개월 전부터 외국인의 조용한 매집이 나타난다”며 “실제 편입 여부를 가르는 핵심 조건이 외국인 수급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과거 사례를 근거로 시장에서는 내년 2월 MSCI 한국지수 정기변경에 포함될 선매수 대상을 찾기 위한 분석이 활발하다. 현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종목은 이수페타시스,
키움증권 등이다.
다만 편입 기대감이 현실화되기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유동적이다. MSCI 2월 정기변경 발표까지는 약 4개월 가량이 남아 있으며, 이 기간 각 종목의 외국인 수급 강도와 주가 레벨, 펀더멘털 변화가 편입 가능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가 일시적으로 강화됐지만 시가총액, 유동비율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언제든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MSCI 이벤트를 활용한 전략이 올해처럼 지수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 특히 유효하다고 본다. 과거에도 MSCI 편입, 편출이 가까워질수록 외국인 수급이 종목별로 확연히 차별화됐고, 편입 발표 이후에는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는 특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입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 종목이 실제 편입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라며 “2월 리뷰에서도 외국인 수급의 방향성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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