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 기준 매출액증가율 위 당기순이익 증가율 위 ROE 위

1300원 넘보는 환율... 증시·가상자산 '패닉' [원·달러 환율 1300원 눈앞]

파이낸셜뉴스 2022.05.12 18:26 댓글0

금융시장 덮친 强달러 공포
환율 1288.6원…13년만에 최고
코스피 1.6%·코스닥 3.7% 급락
비트코인 최고가 대비 60% 빠져
13일 대통령 주재 긴급 점검회의

검은 목요일.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30원 오른 1288.60원에 마감됐다. 이는 종가 기준 2009년 7월 14일 이후 1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세로 전일에 비해 42.19p(1.63%) 떨어진 2550.08로 마감됐다. 이는 연중 최저치다. 사진=김범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는 연중 최저치까지 추락했고,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은 2만6000달러대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고삐를 더욱 죌 것이란 전망에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5.30원) 대비 13.30원 오른 128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를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 14일(1293.00원)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7.20원 오른 1282.50원에 출발해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장중 1290원을 돌파하며 5거래일째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고가 기준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2020년 3월 19일(1296.00원)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1300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종가 기준 환율이 1300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09년 7월 13일(1315원)이 마지막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역시 104 선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2002년 12월 이후 약 20년 만에 최고치다.

이에 국내 증시는 맥을 못 췄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42.19p(1.63%), 23.68p(3.77%) 떨어진 2550.08, 833.66에 장을 끝냈다. 비트코인(BTC) 가격은 이날 2만6350.49달러(약 3398만원)까지 떨어지며 2020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가 대비로는 60% 이상 시세가 빠졌다.

연준이 예고한 향후 긴축 우려에 더해 잔존해 있는 러시아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우려, 중국의 주요도시 봉쇄 등도 안전자산 선호를 지지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3%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8.1%)를 웃돌았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통과할 것이란 시장 기대를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연준이 앞으로 보다 강력한 통화긴축을 실시할 명분과 부담이 주어진 것이다.

이달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며 0.75%p 인상(자이언트스텝)에는 선을 그었던 연준이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는 이유다. 고물가 상황 타개를 위해 큰 폭의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 있단 판단이다. 실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부의장을 겸하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제시한 대로 0.5%p 인상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를 그 이상으로 올릴 필요가 있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며 자이언트스텝 단행의 여지를 남겼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하는 긴급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대통령 주재 회의에 한은 총재가 참석하는 건 2년2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