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권 K-편의점 첫 진출
국내시장 역성장 맞은 편의점, 돌파구 모색
CU, 하와이 발판 삼아 본토 진출 가능성도  |
| 홍정국 BGF리테일 부회장(왼쪽 두번째)과 로버트 쿠리수 CU 하와이 대표(왼쪽 세번째)가 CU 하와이 1호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
[파이낸셜뉴스] 성장 정체에 빠진 편의점업계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시장 포화로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권에서 돌파구를 찾던 업체들은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 진출을 시도하며 불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 'CU 다운타운점'을 열었다. 한국 편의점이 아시아를 넘어 서구권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9년 편의점이 한국에 처음 문을 연 이후 36년 만에 역진출한 성과다.
국내에서 과열 경쟁을 벌이던 편의점업계는 최근 들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BGF리테일은 2018년 몽골에 처음 해외 매장을 연 뒤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총 749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이다. GS리테일의 GS25와 이마트 계열 이마트24도 몽골과 베트남에 진출해 점포 수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가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2015년 3만개 수준이던 편의점 수는 6년 만인 2021년 5만개를 돌파했다. 인구가 두 배 가까이 많은 일본의 지난해 편의점 점포 수(5만5736개)와 비교하면 국내 편의점 업계가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 포화에 따라 지난해 편의점 4사(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5만4852개로 2023년(5만4880개) 대비 감소했다. 국내에 편의점이 생긴 후 첫 역성장이다.
GS25와 국내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는 하와이를 교두보로 미국 시장 진출도 시도할 전망이다. 하와이는 관광지 특성상 편의점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인식 때문에 세븐일레븐 외에 경쟁 업체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와이 매장 개점 첫날 현지 반응도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하와이는 브랜드 노출이 쉽기 때문에 홍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U는 호놀룰루시 최대 상업지구인 다운타운 오피스가를 첫 매장 위치로 선정하고 간편식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할 예정이다. 김부각 등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상품과 자사 인기상품인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 노티드 도넛 시리즈 등도 선보인다.
다만 BGF리테일은 당장 미국 본토 진출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미정이다. BGF리테일이 하와이에 진출한 형태인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MFC) 등을 수행할 수 있는 파트너사가 마련되면 진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MFC는 BGF리테일이 현지 파트너사에 브랜드 사용 권한과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 등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이다. BGF리테일은 국가, 지역을 제한하지 않고 해외 진출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BGF리테일은 하와이에서 3년 내 CU 매장 수를 50개로 확대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다는 목표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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