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유 설비 가동률 저하에 디젤 강세 맞물려 미국·유럽 수출 증가세도 긍정적  |
|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뉴스1 |
[파이낸셜뉴스] 에쓰오일이 글로벌 정유설비 가동 차질과 유럽발 디젤 수급 불균형을 바탕으로 하반기 정제마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중남미 지역 신규 정유소들의 가동 지연으로 54만b/d(하루당
배럴) 규모의 공급 공백이 발생한 데다, 유럽 내 디젤 재고 부족과 수요 회복세가 맞물리며 정제마진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멕시코의 신규 정유소 정제능력 규모는 54만b/d로 이는 올해 전 세계 정제능력 증가분(120만b/d)의 절반에 해당한다. 통상 신규 정유설비가 가동되면 휘발유 공급 과잉으로 정제마진 하락 압력이 커지지만 현재는 잇따른 가동 차질로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며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나이지리아 단고테 리파이너리는 지난 2월 이후 20만b/d 규모의 중질유 분해설비(RFCC)에서 세 차례 이상의 예정 외 보수를 진행했고 이달 초부터는 열흘 넘게 셧다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40일간의 정기 보수가 예정돼 있어 당분간 낮은 가동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올메카 리파이너리(34만b/d)는 전력·저장 설비 부족으로 가동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는 올해 전체 설비 가동률이 41%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80%선 회복 시점도 오는 2026년 말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해당 설비의 생산 차질이 글로벌 휘발유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켜 하반기 정제마진 방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유럽·미국의 경등유 재고 부족 △유럽 내 정유시설 폐쇄 △저유가에 따른 운송유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리면서 경등유 마진은 배럴당 20달러 이상을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정제마진 전반의 개선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에쓰오일이 글로벌 시황 변화에 맞춰 수출 전략도 재정비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일부 품목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정유·윤활유 제품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돼 오히려 수출 흐름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서부 지역의 정유시설 폐쇄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젠 등 일부 석유화학 제품은 수출이 일시 중단됐지만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유럽발 디젤 강세도 글로벌 정제마진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유럽 내 경유 재고는 지난 18개월 새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독일과 영국 등에서는 정유소 3곳이 폐쇄된 상태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유럽 경유 스프레드는 배럴당 20달러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아시아 지역 디젤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지며 전반적인 정제마진 반등을 뒷받침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유럽 정유설비의 지속적인 폐쇄와 낮은 재고 수준을 고려할 때 경유 스프레드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올해 영업이익은 182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나 오는 2026년에는 9738억원까지 늘며 약 433%의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스프레드 #리파이너리 #가동률 #강세 #단고테 #올메카 #저조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