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로 지명경쟁 채택, KDDX, '적법성' 기준 결정
"이재명 대통령 '군사기밀' 발언 이번 결정에 영향 없어"
"담합 우려, 중요한 이유 아니나, 판단에 영향 준 건 사실"
HD현대 보안감점 적용 여부, 제안서 평가 때 결정 예정  |
|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추진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방위사업청 이용철 방사청장은 이번 KDDX 사업추진방안 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적법성'이라고 밝혔다.
24일 용산 국방부에서 이 청장은 KDDX 사업추진방안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방사청은 사업 전 과정에서 법과 원칙에 따른 적법절차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공정하게 처리한다는 기본방침 하에 이번 안건을 추진했다"며 "사업추진방안과 관련해 법적 판단과 비교형량의 주체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임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위원회에서는 관련 법규에 따라 구성된 내·외부 위원들을 중심으로 여러차례에 걸쳐 충분하고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며 "각 사업추진방안별 적법성, 사업 수행상의 위험요인, 전력화 일정에 미치는 영향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전문적인 검토와 폭넓은 의견수렴이 진행됐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결정에 앞서 각 방안의 장·단점과 법적 쟁점, 위험요인 등을 위원들께 최대한 상세히 설명했다고 강조하고, "이러한 논의결과를 토대로 ‘지명경쟁’ 입찰 방식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앞으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정 관리와 위험 관리를 한층 강화하고,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국민께 약속드린 전력화 시기를 반드시 준수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청장은 또 "기본적으로 수의계약, 지명경쟁(경쟁입찰), 공동설계 등 3가지 방안 모두 적합하다는 판단 하에 안건이 상정됐다"며 "지명경쟁은 비교형량의 결과로 선택된 것이지 2개 안이 부적합해서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상생안은 담합이라 단정할 수 없고 공정거래위원회 회신도 여러가지 조건들을 충족한다면 법률상 허용될 수도 있다는 답을 받았다"면서도 "담합을 가장 중요한 이유라 말할순 없으나 판단함에 있어 일정한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충남 천안 타운홀 미팅 자리에서 "군사기밀을 빼돌려 처벌받은 곳에 수의계약을 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 점을 잘 살펴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이 청장은 "대통령 발언은 어떤 방식으로 결정하라는 것이 아니고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수의계약만 유일한 안으로 바람직하지 않아 여러 방안을 다양하게 논의하는 게 좋겠다는 원론적 말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건과 관련해 대통령 발언에 영향을 받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그 시점에 이미 분과위에 다양한 방안 논의하는 것으로 상정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이번 경쟁입찰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HD현대중공업의 보안감점 적용 여부는 제안서 평가에서 결정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사청은 해군의 전력화 일정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열린 제17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Korea Destroyer Next Generation) 사업자 선정 방식은 지명경쟁입찰로 결론이 났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열린 방추위에서 만장일치로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년 넘게 미뤄진 약 8조 원 규모의 KDDX 사업은 앞으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양사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수주를 위해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방사청은 해군 전력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늦어도 2026년 말까지는 사업자를 선정해 계약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사청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기본 계획을 재작성해 방추위에 다시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방추위 의결이 완료되면 방사청은 제안요청서를 기반으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낸다. KDDX가 방산 물자기 때문에 방산업체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지정업체로서 입찰에 참여하며, 방사청은 각 사의 제안서를 평가한 뒤 최종 사업자를 결정하게 된다.
DDX 사업은 2020~2036년까지 총사업비 약 7조467억원을 투입해 그동안 축적된 함정 건조기술을 집약하고, 대부분의 탑재 무기체계를 국산화해 해외의존도에서 탈피한 국내 최초 ‘한국형 이지스구축함’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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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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