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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나 트럼프" 유럽, 미국 '골프 성지'서 13년 만의 라이더컵 원정 우승 쾌거

파이낸셜뉴스 2025.09.30 05:54 댓글0

라이더컵에서 우승한 유럽 대표팀.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이 라이더컵에서 마침내 미국 징크스를 깼다. '골프 성지' 뉴욕에서 미국 팬들의 살벌한 야유와 욕설을 뚫고 13년 만의 값진 원정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유럽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파70)에서 열린 제45회 라이더컵 최종일 싱글 매치에서 팽팽한 접전 끝에 승점 합계 15점을 기록, 13점에 그친 미국을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유럽은 2023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특히 2012년 이후 13년 만에 미국 원정 우승이라는 숙원을 풀었다.

유럽은 앞선 이틀간의 포섬과 포볼 경기에서 11.5-4.5로 미국을 압도하며 싱글 매치에서는 단 2.5점만 보태면 우승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싱글 매치에 강한 미국의 반격은 거셌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가운데) 유럽팀 단장이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 골프코스에서 열린 2025 라이더컵에서 팀이 우승한 후 트로피를 들고 팀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유럽팀은 종합 점수 15-13으로 미국팀을 꺾고 2연패를 달성했다.뉴시스

경기 시작 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의 기권으로 유럽의 우승에 필요한 승점은 2점으로 줄어든 상황. 미국은 캐머런 영, 저스틴 토머스가 연이어 승리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특히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던 세계 랭킹 1, 2위 스코티 셰플러와 로리 매킬로이의 맞대결에서 셰플러가 1홀 차로 승리하면서 미국 팀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전날까지 4전 전패를 당했던 셰플러는 유럽팀 기둥 매킬로이를 잡으며 체면을 세웠다.

하지만 유럽의 저력은 달랐다.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가 패트릭 캔틀레이를 제압하며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승부에 쐐기를 박은 건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였다. 러셀 헨리와의 경기에서 17번 홀까지 1홀 차로 뒤지던 라우리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극적인 2m 버디를 성공시키며 무승부를 만들었다. 이 결정적인 승점 0.5점이 추가되면서 유럽의 우승이 확정됐다.

라우리가 포효하자 먼저 경기를 마친 유럽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이번 라이더컵은 개최국 팬들의 도 넘은 응원과 야유로 유난히 과열된 분위기였다. 유럽 선수들을 향한 욕설까지 난무해 경찰이 투입될 정도였다. 이런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따낸 원정 우승이라 유럽팀의 감회는 남달랐다.

라이더컵 찾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승리를 확정한 유럽 선수들은 함께 모여 트로피를 들고 "보고 있나, 도널드 트럼프"라고 외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대회 이틀째까지 11.5-4.5로 크게 앞서 첫날 대회장을 방문했던 '골프광' 트럼프 전 대통령을 머쓱하게 만들었던 유럽팀의 도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며 "보고 있다, 축하한다"는 글을 남기며 패배를 쿨하게 인정했다.

라이더컵은 1979년 유럽 연합팀이 상대로 확대된 이른바 '현대 라이더컵' 시대 이후 유럽의 강세가 이어졌다. 이번 승리로 유럽은 23차례 대회에서 13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9승의 미국을 압도했다.

특히 2010년부터 8차례 대회 중 6번을 우승하는 등 최근 들어 유럽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유럽은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2027년 라이더컵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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