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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선두업체인 코스맥스가 내년 이탈리아에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한다. 2003년 중국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화를 본격화한 코스맥스는 미국에 이은 최대 뷰티 시장인 유럽 내 K뷰티 수요 확대에 대응해 현지에서 직접 공급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내년 중반 이탈리아에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스맥스 창업자인 이경수 회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에서 국내외 증권사 연구원(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IR)에서 이런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영업사무소를 운영 중이지만, 유럽 내 생산 기지는 없는 상황이다.
코스맥스가 유럽 내 생산기지 설립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현지에서 커지고 있는 K뷰티 수요때문이다. 유럽은 미국·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으로 꼽힌다.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 콘셉트를 원하는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한국에서 물량을 조달하기보다 현지에서 직접 공급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생산법인 후보지로 이탈리아를 낙점한 건 비용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화장품 종주국'인 프랑스에 비해 인건비·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화장품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프리미엄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전날 IR에서 "이제는 프리미엄 시대"라며 "프랑스와 경쟁할 수 있는 최고급 화장품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단가 경쟁을 벗어나 연구개발과 브랜드 협업을 통해 고급 제품 비중을 키우겠다는 전략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은 지금까지 가성비 이미지가 강했지만, 장기적으로 가려면 프리미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코스맥스의 프리미엄 전략은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맥스는 중국·미국·인도네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생산 거점을 운영 중이다. 현재 코스맥스가 직접 진출한 국가는 10개국에 달한다. 코스맥스는 올해 말까지 인도 뭄바이에 현지 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현재 베트남 호찌민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도 영업망을 두고 있으며, 인도 법인 설립 이후에는 중동 진출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이탈리아 생산법인이 더해질 경우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확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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