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증설·대체시장 확보 불가피
원재료 관세부담도 늘어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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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타이어 미국 테네시 공장. 한국타이어 제공 |
미국발 관세 폭풍이 이달부터 자동차 부품에까지 번지면서 올해 1·4분기 성장세를 기록했던 국내 타이어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국내 업체들의 인프라로 최대 수출 시장인 북미 지역 수요를 100% 커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상반기부터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우리나라 타이어 최대 수출 시장이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입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 타이어(MTI코드 3203) 대미 수출액은 총 8억6616만 달러로 전체 타이어 수출액(34억1693만 달러)의 25.3%를 차지한다. 올해 역시 1·4분기 누적 타이어 수출액 중 미국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타이어업계는 올해 1·4분기 뚜렷한 외연 확장세를 보였다.
금호타이어는 매출 1조2062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1분기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넥센타이어도 매출 7712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당장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 25% 관세가 적용되면서 타이어 업계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현재 국내 타이어 3사의 미국 내 생산 규모는 수요를 커버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연간 550만개 생산 능력을 갖춘 미국 테네시 공장을 통해 미국 물량 30%~40% 정도를 대응하고 있다. 내년 가동을 목표로 현재 공장 증설에 나서 연 1100만개까지 현지 생산 능력을 늘릴 예정이지만,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여전히 일정 부분 타격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증설한 공장에서 초도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도 미국 시장을 100% 커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호타이어 역시 미국 조지아주에 연 350만개의 제품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갖고 있지만, 현지 시장 수요의 대응력은 20% 정도 정도다. 회사는 미국 관세 상황을 주시하고 조지아주 공장 증설 추진 등 유연한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지난달 취재진과 만나 "미국 공장은 바로 옆에 빈 부지를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충분히 유연성을 가져갈 수 있는 여건은 확보가 돼있다"고 밝혔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생산시설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유럽 중국 등 대체 시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국내 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량을 확대한다고 하더라도, 세계 각국에서 들어오는 원재료에 대한 관세부담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발 더 나가 가격 인상 역시 불가피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업체라고 하더라도 미국 내 수요를 전부 현지에서 모두 커버하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원재료 수입에 대한 부담도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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