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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스킨십 장면 삭제…여전히 지워지는 성소수자의 삶 [강주희의 영상프리즘]

아시아경제 2021.02.19 06:00 댓글0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편집자주] 당신은 그 장면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요. 문득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를 때가 있지 않으신지요. 이는 영화가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는 현실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영상 속 한 장면을 꺼내 현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전해드립니다. 장면·묘사 과정에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 지상파 방송사가 지난 설 특선 영화로 방영한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동성 간 스킨십 장면을 편집·모자이크 처리하면서 '성소수자 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 록밴드 '퀸'의 성장 배경을 담은 영화이자 밴드의 리드싱어인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전기영화입니다. 특히 영화는 성소수자이기도 한 머큐리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당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를 숨긴 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머큐리의 외로움과 고충을 담은 영화는 지난 2018년 한국 개봉 당시 10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방송사는 지난 13일 오후 '보헤미안 랩소디'를 내보내면서 특정 장면을 편집해 방영했습니다. SBS는 영화 중반 머큐리와 연인 짐 허튼이 입맞춤하는 장면 등 2개 장면을 삭제하고, 배경에 깔린 남성 엑스트라 간 입맞춤은 모자이크 처리하는 등 동성 스킨십이 묘사된 장면을 모두 지웠습니다. 반면, 영화에 등장하는 이성 간 입맞춤은 특별한 편집 없이 그대로 내보냈습니다.









SBS의 영화 장면 삭제 방영은 성소수자 차별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누리꾼들은 SBS가 영화를 임의로 편집해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웠다고 비판했습니다. 일각에선 성소수자로 살아온 고인의 삶을 모독했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인권단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은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나 장면을 폭력적·선정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태도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그대로 보여주는 검열"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SBS는 장면을 편집해 성소수자들에게 모욕을 주며 안일하게 문제를 덮는 것이 아니라, 이 영화가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를 장면 편집 없이 명확하게 전달해야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성소수자를 묘사한 장면을 삭제하는 것은 성소수자인 머큐리의 삶을 부인하는 행위이며, 성소수자에 대한 모욕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해 SBS는 한 언론에 "지나치게 폭력적인 장면이나 흡연 장면을 임의로 편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헤미안 랩소디' 역시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연휴 기간, 저녁 시간에 편성됐다는 점을 고려한 편집일 뿐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불륜·복수·살인 등 여러 방송에서 묘사되는 자극적인 설정과 선정적·폭력적인 장면은 그대로 내보내면서 유독 동성 간 스킨십만을 편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명백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동성 간 스킨십 장면에 대한 검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2015년 여고생 간 입맞춤 장면을 방송한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 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8월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의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문구의 광고판은 게시된 한 달 동안 수차례나 훼손되는 등 성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혐오는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검열과 관련한 논란은 공교롭게도 영화 속에서도 등장합니다. 머큐리를 비롯한 4명의 퀸 멤버들은 1984년 발매한 앨범 'The Works'의 수록곡 'I Want To Break Free'(난 자유롭고 싶어)의 뮤직비디오에 여장을 하고 출연했습니다.




당시 퀸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이들이 여장을 한 뮤직비디오는 보수적이었던 미국 사회와 미디어에서 방영되지 못했습니다. 영화는 실제 미국 음악방송 MTV에서 퀸의 뮤직비디오 방영이 금지된 사건을 재현하면서 상심한 머큐리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수많은 고민 끝에 머큐리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깨닫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랜 시간 만나온 연인과 헤어지고 팀이 해체될 위기에 처하는 등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그러나 머큐리는 자신이 선택한 삶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머큐리는 "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결정해"라고 말하며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로 결심합니다. 퀸은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라이브 에이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합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이토록 많은 관객의 호응을 얻은 이유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 시선에도 자신이 가고자 했던 길을 포기하지 않은 한 인물의 열정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장면을 임의로 삭제하고 편집하는 행위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애쓴 많은 사람들과 영화를 아끼고 사랑해온 관객들에겐 무례한 행동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퀸의 객원 보컬인 애덤 램버트는 "그러면서도 그들은 퀸의 노래를 망설임 없이 틀 것이다. 그 키스신에 노골적이거나 외설적인 것은 없다. 이중 잣대는 정말 존재한다"는 글을 무지개행동의 성명을 인용한 미국 성소수자 매거진 '아웃'의 트윗 댓글에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번 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의 시선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는 해명에도, 공정성을 중시해야 할 언론이 성소수자를 그린 영화의 장면을 임의로 삭제함으로써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을 부추겼다는 비판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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