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 기준 매출액증가율 위 당기순이익 증가율 위 ROE 위

팹리스 업체들 "해외로"… 美·유럽 등 시장 전방위 확대

파이낸셜뉴스 2023.03.13 18:32 댓글0

동운아나텍의 햅틱 IC 북미 공략
제주반도체, 유럽車전장업체 공급
中 리오프닝 등 교역 기지개 켜자 내수시장 벗어나 글로벌사업 확장

김동철 동운아나텍 대표(오른쪽)가 최근 서울 서초동 동운아나텍 본사에서 데이비드 남 홍콩 헤일로 CEO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동운아나텍 제공

국내 팹리스 반도체 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팹리스(fabless)'는 공장이 없이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개발(R&D) 위주 반도체 업체를 말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운아나텍은 미국에 본사를 둔 팹리스 업체와 함께 해외 전기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동운아나텍은 미국 피닉스와 캠벨 등 지역에 거점을 둔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 엘리베이션 마이크로시스템즈에 총 2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그동안 동운아나텍은 자동초점(AF) 및 진동(햅틱) 집적회로(IC) 등 모바일에 들어가는 반도체 사업에 주력해왔다. 특히 모바일용 AF 드라이브 IC 분야에서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햅틱 IC를 자동차 전장에도 적용했다.

동운아나텍은 2021년 북미 전기자동차 회사에 햅틱 IC 제품을 공급하며 해외 전기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에서도 현대차 '제네시스 G90' 등에 햅틱 IC를 적용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홍콩 헤일로와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최근 해외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시장이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을 받는다"며 "이번 엘리베이션 마이크로시스템즈와 협력을 통해 해외 전기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반도체는 유럽 자동차 전장업체에 메모리반도체 일종인 '멀티칩패키지'(MCP)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제주반도체는 3년 동안 해당 업체와 자동차 전장에 반도체를 적용하기 위한 시험을 진행했고, 최근 통과에 성공하면서 공식 협력사로 등록했다. 현재 해당 업체에 MCP 제품을 소량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양산을 통해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제주반도체는 사물인터넷(IoT)과 통신장비, 가전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주력이다. 특히 2020년부터 자동차 분야로 메모리반도체 적용범위를 확대했다. 그동안 내수시장 위주로 공급해온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는 이번 유럽 수출을 계기로 향후 전 세계 각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제주반도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자동차 부품 신뢰성 평가 규격인 'AEC-Q100' 인증을 받은 제품이 10개 이상"이라며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를 유럽 등에 수출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중 5% 수준이었던 자동차 부문이 올해 1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텔레칩스는 지난해부터 유럽 자동차 업체에 계기판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납품 중이다. AP는 모바일 등 전자기기에 들어가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텔레칩스는 현대차·기아가 생산하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용 AP 시장 점유율 80% 수준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 등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교역을 활발히 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최근 침체를 보이는 반도체 시장 역시 '챗GPT' 등 영향으로 예상보다 빨리 불황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이에 따라 그동안 내수시장 위주로 활동해온 중견·중소 팹리스 반도체 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