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말부터 전 종목에 재개
다음 달 말부터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시장에서는 타깃이 될 관련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에 몰리기 때문에 먹잇감이 될 경우 주가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퇴출 후보인 이른바 좀비기업부터 고평가기업, 공매도 금지 전 잔고 비중이 높았던 종목 등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31일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다. 불법 공매도 차단시스템 개선을 위해 공매도를 금지했던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약 1년4개월 만이다. 다만 당시에도 일부 종목에 대한 공매도만 허용됐으며, 주식시장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되는 건 2020년 3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전략이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의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회피(헤지)하거나,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얻기 위해 주로 공매도를 활용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퇴출 후보가 된 이른바 좀비기업이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상장사를 적절하게 퇴출하기 위해 시가총액과 매출액 요건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증시 퇴출 후보기업에 공매도 수요가 몰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3년간 3단계에 걸쳐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최대 500억원(코스닥300억원), 매출액은 300억원(100억원)까지 높이기로 했다. 내년도 기준 퇴출 후보기업은 총 17개사다.
반복적으로 불성실공시나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종목도 살펴봐야 한다. 통상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상장사의 경우 반복적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고, 지정 후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상장사 26곳 중 15곳이 지정일 다음 날 주가가 떨어졌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요건 강화에 나선 만큼 증시 퇴출조건에 해당하는 종목 혹은 간신히 조건에 만족하는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 외에도 불성실공시법인에 반복적으로 지정되는 기업, 현금흐름이 좋지 않거나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 등 부실 위험이 있는 기업 등이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매도 금지 전 공매도 잔고가 높았던 종목 혹은 업종들도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숏 포지션(매도전략)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공매도 금지 직전인 2023년 11월 기준 공매도 보유 잔고 상위 종목에는 호텔신라, 롯데관광개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후성 등이 이름을 올렸다.
KB증권 김민규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되면 익숙하게 공매도가 이뤄졌던 종목부터 공매도가 다시 몰릴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 전 활발하던 업종은 철강, 화학, 배터리, 유통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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